선동열 KIA 감독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오랜 만에 경기를 하니 느낌이 이상하다"면서 "비로 인해 경기를 못해 무려 6일을 쉬었다. 휴식기 없이 이렇게 오래 쉰 적이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선수들이 쉬고 나면 꼭 이후 결과들이 좋지 않더라. 특히 타자들의 타격감이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선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KIA는 선발 토마스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득점권에서 침묵하면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KIA 타선은 안타 8개, 볼넷 2개를 얻어냈지만, 뽑아낸 점수는 2점에 그쳤다. 7회 김민우가 터뜨린 2점 홈런이 유일한 점수였다. 3·8회 모두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지만,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얻지 못했다. 4회에는 상대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지만, 병살타가 나오면서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KIA는 올 시즌 6차례 휴식기를 가졌다. 문제는 휴식을 마친 뒤 경기에서 2승4패로 부진하다는 점이다. 점수가 나지 않고 있다. 6경기 중 시원하게 점수를 뽑은 건 두 차례 뿐이다. 나머지 4경기는 모두 2~3점을 얻는데 그쳤다. KIA는 8월 10경기를 치렀는데 4연승을 마친 12일 후 가진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비로 인해 경기를 드문드문 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선 감독은 "프로라면 쉬는 기간 동안 몸 관리를 알아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는 쉰다고 해서 체력적으로 크게 보강이 되거나 그런 건 없다"며 "잘 쉬고, 잘 먹으면서 몸 상태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웨이트 강도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즌 중에는 비시즌 만큼 훈련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선수 본인이 느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A가 4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휴식기 후 부진에 빠지는 징크스를 반드시 탈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는 당장 다음달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보름의 휴식을 갖는다. 휴식기를 마친 뒤 다시 리그가 시작되는 시점이 KIA에게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활용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