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복 브랜드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한섬의 ‘타임(TIME)’이 하반기에 매출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993년 론칭한 ‘타임’은 한섬 전체 매출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한섬의 대표 브랜드이자 단일브랜드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최고 브랜드로 손꼽힌다. 그러나 2011년 1351억원을 기점으로 작년에는 127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하향세를 보였다. 수입브랜드 및 SPA 확대 등에 따라 국내 패션 브랜드의 전반적인 매출 부진에 다소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부터 반등에 성공, 타임의 상반기 매출이 약 10% 신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다른 국내 의류업체들의 매출이 같은 기간 1.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신장률이다. 특히 구매 고객수와 객단가에서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타임을 구매한 고객수가 전년대비 약 10% 증가했으며, 객단가 역시 시즌별로 11~16% 증가했다. 수입브랜드 매출 상승과 더불어 타임의 약진이 한섬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타임 매출 증가의 배경으로는 기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강화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타임은 최근 몇 년간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증가함에 따라 캐쥬얼 라인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타임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초 타임의 디자인 인력을 10% 늘리고기존의 시크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강화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8월까지의 매출 신장세를 고려시, 올해 매출이 14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한섬 관계자는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매출 호조를 바탕으로 한섬은 타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탐그레이하운드 파리’를 통해 시스템, 시스템옴므, 덱케가 해외에 진출한 것처럼 타임도 파리, 뉴욕 등 패션 본고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타임은 지난 2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매장 위치를 지하2층 국내 여성 브랜드존(zone)에서 지상3층 수입 브랜드존으로 옮겼다.
수입 브랜드에 밀려 백화점에서 토종 브랜드들이 퇴점하는 것에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압구정본점 3층은 이자벨마랑, 산드로, 지방시, 죠셉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기존에도 수입브랜드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올 가을 국내 브랜드 중 유일하게 타임이 이곳으로 옮김으로써 브랜드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이고 더 나아가 해외시장까지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동시에 압구정본점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타임 블랙라벨’도 출시한다. 타임 블랙라벨은 디자인과 소재를 업그레이드시켜 20여개 모델로 생산, 판매되며, 점진적으로 타임 전체 매장으로의 확대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종호 한섬 경영기획실 상무는 “그간 ‘타임’이 국내 여성브랜드 중 최고로 성장해 왔다면, 국내 실적 개선과 압구정 본점 매장 이동을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여성복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