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은 여자사격 김장미(22·우리은행)의 손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개막 후 첫 날인 20일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여자 10m 공기권총, 남자 50m 권총 단체전과 개인전이 벌어진다. 김장미가 출전하는 여자 10m 공기권총은 오전 8시 본선에 이어 10시에 결선이 시작된다. 단체전은 본선 출전 3명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고, 본선 1~8위가 결선을 통해 개인전 메달을 가린다. 김장미는 정지혜(25·부산시청), 오민경(28·IBK기업은행)과 함께 나선다. 사격대표팀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오전 10시 30분경 금메달 소식이 들려올 수도 있다.
김장미는 대표팀 막내이던 2년 전 런던올림픽 때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경기 규정이 그 때와 바뀐 점은 변수다.
예전에는 본선 상위 8명이 결선에 올라 본선과 결선의 점수를 더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본선 점수는 결선 진출을 가리는 데만 활용하고 결선 점수로만 우승자를 정한다. 본선만 통과하면 1위나 8위나 동등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규정변경 후 처음 열리는 종합대회다. 김장미는 본선에서부터 점수를 착실히 쌓아가는 스타일이라 변경된 규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며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김장미가 타고난 승부사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김장미는 마지막 4시리즈 5발을 남기고 중국 천잉에 0.8점이 뒤져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5발을 내리 10점대를 쏘며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3번째에 쏜 10.9점 만점이 하이라이트였다. 워낙 강심장이라 올림픽과 같은 큰 무대에서도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다. 김장미는 어릴 적부터 경호원이나 군인의 길을 꿈꿨을 정도로 대차다.
김장미는 지난 달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런던올림픽 때 본선에서 기록을 많이 쌓은 덕에 결선에서 처졌음에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나의 가장 큰 강점이었는데 본선 기록이 없어진 부분에 대해 처음에는 불만도 많았지만 지금은 방법을 알아가는 단계다"며 "(올림픽 금메달이) 운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내 실력을 모르겠다. 이번에 평가를 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