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 남자 50m 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이 열렸다. 남자 50m 권총 개인전의 진종오(35·KT)는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고 여자 10m 공기권총의 김장미도 유력했다. 단체전도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했다.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한국은 여자 10m 공기권총의 정지혜와 남자 50m 권총 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을 하나씩 따는데 그쳤다. 물론 사격은 앞으로도 많은 종목이 남아 있다. 만회할 시간과 기회는 충분하다.
한국사격이 첫 날 다소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로 '홈 디스어드밴티지'가 꼽힌다.
사실 사격은 비인기 종목이다. 선수들은 많은 관중이나 취재진 앞에서 하는 경기를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다. 사격 종목에서는 가장 큰 대회로 4년 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선수권도 국내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만큼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 이날 경기가 열린 옥련국제사격장에는 수 많은 국내 취재진이 몰렸다. 이들은 한국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했다. 결선에 앞서 연습사격 때 진종오가 잠시 물을 마시자 카메라 셔터가 잇따라 터졌다. 경험이 많은 진종오도 흔들렸을 정도면 다른 선수들이 받는 부담은 더 컸을 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도 비슷한 실패를 한 적이 있다. 중국은 전통의 사격 강국이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4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한국보다 종합성적에 밀리며 크게 부진했다. 중국 사격 관계자즐은 당시 홈 팬과 취재진의 과도한 관심을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사격은 '홈 어드밴티지'가 아닌 '홈 디스어드밴티지'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