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단편영화의 매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엇보다 마음대로 저지를 수 있는 그런 게 아닐까 싶다"며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생각을 담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단편을 하는 분들 나름대로 환경이나 처지가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어떤 실험이나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게 단편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안성기는 이번 영화제에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특별심사위원으로 힘을 보태게 된 정우성의 답변도 비슷했다. 그는 "(안성기 선배의 말과) 일맥 할 수 있는데 자기 가치관이나 세계관, 철학을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단편의 미덕"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단편의 얼굴상' 부문을 심사해 평가한다. '단편의 얼굴상'은 국내 우수 단편영화 연기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매년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와 전년도 수상 배우가 함께 그해 수상자를 뽑는다.
그렇다면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의 생각은 어땠을까. 박찬욱 감독은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돈을 벌어야한다는 책임감이 적을 수 있다. 사람을 자유롭게 만든다"며 "심사하는 입장과 보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영화가 한심해도 (러닝 타임이 짧기 때문에) 금방 끝나 부담이 적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앞서 "(내가) 심사위원으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알게 모르게 단편영화를 많이 만들고 있다. 장편영화로 활동하는 감독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단편영화를 만드는 감독일지 모르겠다. 단편영화라면 장편영화보다 더 익숙하게 생각하는 분야"라며 "단편영화를 심사한다는 건 즐겁고 책임감도 갖게 된다"고 애착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단편 영화인들의 축제인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는 올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국제경쟁 및 국내경쟁부문 출품 공모에 총 109개국에서 역대 최다인 4215편이 출품됐다. 이중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 세계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본선에 올랐다. 오는 6일 개막해 11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과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