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혐오자로 알려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카페 발코니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한 시민을 지목해 벌금형을 받도록 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의 에센레르 구의 상가를 걸어가다가 한 카페의 지붕 있는 2층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대통령은 멈춰서서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 (그렇게 담배를 피우면) 벌금을 내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어 에센레르 구청장을 불러 "경찰은 어디 있느냐"고 묻고 "이는 잘못된 것이며 저 남자는 뻔뻔스럽게도 무례하게 행동했다"고 비난했다.
대통령은 이어 "저 뻔뻔스런 남자는 대통령이 하지 말라는 데도 저기 앉아서 계속해서 담배를 피고 있다"고 역정을 냈다.
카디로 톱바시 이스탄불 시장은 저 남자가 다시는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을 약속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화를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흥분한 채 경찰에게 현장에서 벌금을 물릴 것을 명령했고 경찰은 대통령이 떠난 뒤 그에게 90터키리라(약 4만3000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터키에서는 2009년부터 공공건물과 카페, 식당 등의 실내는 물론 일부 지붕이 있는 실외공간에서도 흡연이 금지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에까지 개입해 공식적으로 세속국가인 터키의 이슬람화를 꾀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담배를 혐오하는 그는 흡연의 위험이 "테러리즘의 위협보다 더 크다"고 말하기도 했고 올해 7월에는 팔에 문신을 한 터키 국가대표 청소년 축구선수에게 건강에 위험하다며 충고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