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규시즌 중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9월15∼30일)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지난해와 비교해 열흘 정도 늦어졌다. 삼성-두산의 2013년 한국시리즈는 10월24일 시작해 11월1일 7차전이 종료됐다. 그러나 올해는 그보다 늦은 11월4일 KS 1차전이 시작됐다. 만약 시리즈가 7차전까지 진행된다면 12일에야 끝이 난다. 2002년 삼성-LG의 KS(11월3~10일)를 넘어서는 역대 가장 늦은 가을잔치다.
날짜가 뒤로 미뤄지면서 날씨도 그만큼 추워졌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다. 선수들은 우스갯소리로 "한국시리즈를 하다가 눈이 내리는 것 아닌가"라는 말을 한다.
추운 날씨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몸이 위축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높아지고,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추위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수의 경우 추우면 손이 굳기 때문에 던질 때 더 힘들다. 타자도 배트를 치면 손이 많이 울려서 추위가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추운 날씨에는 투수보다 타자가 더 불리하다"면서 "타자는 (타격 시) 손의 울림도 심하고, 추운 곳에서 수비하며 떨다가 바로 타석에 나오면 더 힘들다. 반대로 투수는 손가락이 얼지만 않으면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삼성과 넥센은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추위에 대처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각각 더그아웃에 핫팩과 난로, 뜨거운 차를 준비해 경기 중에도 선수들이 몸을 쉽게 녹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삼성 유격수 김상수는 "넥센은 수비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팀이다. 힘 있는 타자들이 많아 타구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서건창 등 발 빠른 선수들도 많아 그만큼 견제도 많이 들어간다"면서 "날씨가 추워져 손이 얼기 때문에 공수교대 때 부지런히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나가 수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위는 선수들의 경기 전 식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 선수단에 식사를 제공하는 한 음식점 관계자는 "한국시리즈에는 정규시즌 때와 비교해 날씨가 춥기 때문에 선수들의 몸을 녹여주고 속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음식 위주로 준비한다"면서 "선수단이 곰탕과 전복죽 등을 잘 먹는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