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첫 방송된 '히든싱어3'는 29일 왕중왕전 파이널 무대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현빈 모창능력자' 김재현, '환희 모창능력자' 박민규, '이승환 모창능력자' 김영관, '이재훈 모창능력자' 임재용 등 톱4가 최후의 1인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최종 우승은 환희의 '투모로우'를 열창한 박민규가 차지했다. 시즌을 거듭하며 일취월장하는 모창능력자들의 실력 덕에 프로그램의 퀄리티와 재미도 상승했다. 시청률은 두말할 것 없었다. 이날 방송은 7.1%(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 가구 광고 제외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8.6%까지 올랐다. 화려하게 막을 내린 '히든싱어3'가 남긴 의미 세 가지를 짚어봤다.
▶시즌제 예능, 성공적인 자리매김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좋은 예'를 보여줬다. 이전 시즌 보다 더 좋은 성과로 다음 시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히든싱어3'는 역대급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시즌제 예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히든싱어'는 회를 거듭하며 시청률이 오르고 화제를 모았다. 본격적인 경합에 앞서 첫 방송으로 나간 이선희 특집이 4.32%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7%대 시청률을 넘긴 데 이어 분당 최고 시청률은 8%대까지 치솟았다. 왕중왕전이 펼쳐치는 생방송 무대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29일 왕중왕전 파이널 무대는 모바일 총 투표수가 56만건으로 집계됐다.
프로그램 인기에 힘 입어 방송에서 소개된 노래가 음원차트 역주행을 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쿨 이재훈과 이승환, 이적 등은 방송이 나간 후 과거 발매한 음원이 음원차트에 재진입했다. 8년 전 발표한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히든싱어' 4라운드곡으로 소개된 후 KBS 2TV '뮤직뱅크' 8위까지 오르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경합이지만 감동선사
매주 우승자가 탄생하는 경합 포맷이지만, 감동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원조 가수가 탈락해도 가수와 모창능력자 모두 만족하는 감동적인 무대가 만들어졌다. 이번 시즌에선 태연·이승환 등 두 명의 원조가수가 탈락했다. 하지만 누가 이기고 탈락했는지 보단, 가수들과 이들의 팬인 모창능력자들이 추억을 공유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됐다. MBC '나는 가수다' 등 서바이벌 무대에서 가수들이 조기탈락했을 때 쏟아지는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이런 까닭에 이승환은 최종 라운드에서 탈락 후 '히든싱어3'를 극찬했다. 그는 SNS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노래까지 bgm으로 깔리는 그 정성과 노력에 울컥 할 것만 같았다. '이렇게 내 노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난 정말 행복한 가수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차트 역주행에 공연 매진까지. 내 짙은 고마움을 이렇게라도 보낸다'라며 감동을 전했다.
▶모창능력자들의 가수 데뷔
가수 데뷔의 등용문이 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히든싱어'에 출연한 모창능력자들이 가수로 데뷔했다. 모창능력자들이 단순히 원조가수를 '따라한 것'이 아니라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셈이다. 29일 '히든싱어3' 파이널 무대에선 앞서 지난 7월 데뷔곡을 낸 그룹 더 히든이 등장해 두번째 싱글 '니가 내 곁에 있으면 좋겠다'를 불렀다. '히든싱어2' 아이유 편에 모창능력자로 출연한 샤넌도 이날 데뷔무대를 가졌다. 샤넌은 데뷔곡 '새벽비'로 활동을 이어간다. '히든싱어2' 휘성 편의 김진호도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다.
가요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히든싱어'에도 끼가 많은 참가자들이 나온다. 모창능력자들이 원조 가수의 노래를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는 건 그 만큼 가창력을 갖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