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관계자는 11일 "나이저 모건의 영입 막바지다. 메디컬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큰 문제가 없다면 계약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이저 모건의 영입을 목전에 둔 한화는 이로써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과 미치 탈보트 등 내년 시즌 외인 구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모건은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다. 지난 200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빅리그에 첫 발을 디딘 그는 워싱턴과 밀워키를 거쳐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583경기에서 11홈런 130타점 117도루·타율 0.280을 기록했다. 2009년과 2011년에는 타율 3할의 고지에 오른 바 있으며, 도루도 각각 42·34개를 뛰며 이 부문 2·3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에는 122경기에 출전해 홈런없이 16타점 12도루·타율 0.239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일본 무대로 눈을 돌린 그는 2013년에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유니폼을 입고 108경기 출장해 11홈런 50타점·타율 0.294를 기록했다. 시즌 후에는 약한 어깨와 금액에서 구단과 온도차를 보여 퇴단 조치됐다.
올해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빅리그를 다시 밟은 모건은 부상으로 15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시즌 성적은 1홈런 6타점·타율 0.341, 도루는 3개를 뛰었다.
모건은 야구 실력보다 악동 이미지로 더 유명하다. 그는 2010년에 자신에게 야유를 보내는 관중을 공으로 맞춰 7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고,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현 시카고 커브스)의 빈볼에 주먹을 휘둘러 추가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2011년 포스트시즌에는 "나는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가 싫다"는 발언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본 요코하마 구단은 모건 영입 당시 "모건의 그런 모습들이 흥미로운 플레이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피에도 악동 이미지가 있었다. 경기 중에 투수가 흔들리자 자신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해 조언을 하는가 하면, 더그아웃에서 강석천 코치를 상대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늘 피에는 감정표현에 확실한 선수였다. 한화 팬들은 되려 그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에 애정을 보냈고, 피에도 한화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악동 이미지를 승부욕으로 승화시켰다.
이 때문에 피에보다 더한 악동인 모건의 영입이 한화에는 되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해설위원은 "피에가 문제를 일으킨 부분도 있었지만, 그동안 침체돼있던 팀 분위기를 살리거나 팬들이 원했던 강한 승부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볼때 모건이 피에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서 "김성근 감독 스타일 자체가 워낙 선수 조련에 능한 사람이라 모건의 활용도 무리없이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