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심을 무한 자극하는 화보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이 이번 '취중토크'에서 연출됐다. 안 그래도 솔직한데 맥주를 한 잔 하니 더욱 과감해졌다. 생애 첫 영화 주연작인 '워킹걸'이 개봉해 경직된 모습도 언뜻 보였지만 목을 타고 넘어가는 진한 맥주에 긴장을 내려놓았다.
꾸밈이 없었다. '악플' 등과 관련된 다소 곤란한 질문에도 시종일관 '쿨'한 대답으로 기자를 놀라게 했다. "성격이 초긍정적이다"는 그의 말처럼 모든 대답에는 미소가 따라붙었다. 데뷔 후 눈물 나는 무명시절을 경험하다 섹시 아이콘이 되기까지 클라라가 경험한 에피소드 등이 이번 '취중토크'에 기록됐다. 단순하게 그를 시구 한 방에 뜬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말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 클라라에 대한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봤다.
-'귀요미송2' 음원을 낸 이유는 뭔가요.
"'귀요미송2'를 만든 작곡가 단디 씨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귀요미송2'를 만들 계획인데, 건강미 넘치고 에너지가 있는 클라라 씨가 불러줬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이 곡으로 해외에도 절 널리 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유튜브 같은 사이트를 보면 '귀요미송'이 해외에서 정말 많이 반응이 좋거든요. '귀요미송2' 뮤직비디오가 '뮤비 차트' 2위까지 올라갔대요.(웃음)"
-컨셉트가 '무리수'라는 반응이 많아요.
"최근에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미국에서 여러 미팅을 갖던 중 마블 명예 회장인 스탠리를 만났어요. 저를 어필하기 위해 제가 시구했던 영상을 보여주니까 '레깅스 패션에서 히어로 느낌이 난다'고 좋아하더라고요. '이번에 '귀요미송2'을 부르게 됐다고 말하니까 '귀요미 히어로'로 컨셉트를 잡으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주시더라고요. 히어로가 정의를 세상에 전파하듯이 귀요미 히어로가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을 세상에 전파하자는 컨셉트였죠. 그 컨셉트에 맞춰서 히어로 수트처럼 핑크색 보디수트를 만들고 영화 '엑스맨'에 나오는 스톰(할리 베리)같은 금발 가발을 쓰게 된 거죠."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지아이조' 감독과 미팅했다는 게 알려져 화제가 됐어요.
"할리우드 진출이 목표에요. 최근에 미국에서 '지아이조' 감독은 물론 '익스펜더블' 제작자와도 미팅을 가졌어요. 계속해서 여러 미팅을 갖고 오디션을 보고 있어요. 구체적인 작품 이야기가 오간 건 아니지만 할리우드에서 한국 배우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는 걸 느꼈어요. 저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죠. 아직 막연하긴 하지만 더 늦기 전에 할리우드에 진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미국 유학 시절 대형 기획사에서 명함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어요.
"네, 미국에서 SM, JYP 등의 기획사에서 연예인 해보지 않겠냐고 명함을 줬어요. 당시엔 연예계에 별 뜻이 없어서 거절했죠. 그때 꿈은 패션 디자이너였어요. 입고 싶은 옷을 직접 만들어 입고 싶었죠. 오히려 어머님이 절 연예인으로 키우고 싶어 하셨어요. 유학 등으로 부모님과 오래 떨어져서 살다보니 TV를 통해서 딸을 보고 싶어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럼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부모님 권유로 연예인이 되려고 진로를 결정하고 막연하게 한국에 왔어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제1회 디지털얼짱 포토콘테스트에서 1등으로 뽑혔어요. 이후에 광고도 여러 개 찍게 되고 돈도 벌고 자연스럽게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06)에 캐스팅 됐어요. 그런데 연기를 정말 못했어요. 연기를 배운적도 없고 자신감도 없었어요. 연기를 너무 못하니까 광고도 끊기고 오디션도 다 떨어지고 인생이 180도 바뀌었죠. 그때 차근차근 다시 연기 공부를 시작했어요. 2012년에 이름도 이성민에서 클라라로 바꾸고 신인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했죠. 작품이나 예능 등 섭외가 오면 정말 안 가리고 최선을 다해서 했어요."
-8년 동안의 무명, 포기하고 싶진 않았나요.
"포기하기엔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너무 아까웠어요. 나이도 찰만큼 차고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연기밖에 없었거든요. 마음가짐을 바꿨어요. 사실 그 전까지 제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만한 작품이나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데뷔작인 '투명인간 최장수'가 잘 안됐는데, 드라마가 인기 없으면 출연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묻히게 되잖아요. '아직 날 보여주지도 못했다. 스스로를 보여주자'라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자기홍보를 시작하게 됐어요."
-패션 디자이너 꿈은 아직 가지고 있나요.
"지금 레깅스 자선 브랜드(오드리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에 와서 패션 디자이너로 나서기는 민망하죠. 오랫동안 패션 업계에 계신 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요. 다만 '오드리스'나 외국 브랜드 '탐스'처럼 자선 브랜드 운영은 계속 하고 싶어요. 제가 알려진 사람이니까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함께 하자고 독려할 수 있잖아요."
-데뷔 초 그룹 코리아나로 활동했던 아버지 이승규 씨의 이름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어요,
"제 이름이 아닌 '코리아나 딸'이라고 불렸어요. 하지만 나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오히려 감사하죠. 새 작품에 들어갈 때 선배님들이 '아버지를 잘 안다'며 잘 해주셨어요. 무명이었을 때 길을 걸으면 비록 제 이름은 모르지만 '코리아나 딸이 아니냐'며 악수를 청하는 분도 있었어요. 이 모든 게 다 관심인 걸요. 지금은 아빠가 '클라라의 아빠'로 불리고 있어요.(웃음)"
-'레깅스 시구'로 스타가 됐어요. 한 번 더 시구를 하고 싶진 않나요.
"사실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이제는 뭘 입어야 될 지도 모르겠고요.(웃음) '레깅스 시구'로 클라라를 알렸는데 또 다른 시구로 그때 기억을 잊혀지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섹시'말고 청순한 클라라를 보고 싶어하는 대중도 많아요.
"저도 작품에서 청순한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클라라에게도 순수하고 청순한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죠. 과거 무명시절엔 뮤직비디오나 작품을 통해서 청순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왜 그 때 모습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러 작품 활동을 통해서 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 숙제이자 역할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