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맨'이 된 강정호(28)는 올 시즌 피츠버그에서 '벤치옵션'으로 시작할 확률이 높다. 이제 얼마나 빨리 적응기를 단축해 주전으로 올라서느냐가 관건이다.
강정호의 계약을 주도한 닐 헌팅턴(46) 피츠버그 단장은 지난 17일(한국시간) 계약 발표 후 현지 언론을 통해 그의 활용법이나 시즌 구상에 대해 밝혔다. 헌팅턴 단장은 "현재로서는 강정호를 마이너리그에 보낼 생각은 제로에 가깝다. 이번 시즌에는 강정호가 벤치 옵션으로 활약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꾸준한 기회를 주겠다는 뜻도 전했다.
첫 해는 주전이 아니라 대타나 대수비 등으로 벤치 멤버로 뛰며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피츠버그 내야는 유격수 조디 머서, 2루수 닐 워커, 3루수 조시 해리슨으로 구성돼 있다. 머서는 빅리그 3년차로 지난 시즌 14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5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공격력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이고 '경험'과 뛰어난 수비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강정호가 백업으로 충실하게 경험을 쌓고 적응한다면, 얼마든지 주전으로 올라설 여지가 많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강정호는 벤치에 있다 공격기회에서 많이 기용될 수 있는 교체 선수다"고 했다.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강정호는 17일 계약 직후 친정 넥센의 전훈지인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로 이동했다. 시차 적응할 시간도 없이 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2루와 3루 등에서 뛰는 것도 고려중이다. 강정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빨리 적응한다면 구단 역시 기존 선수들의 트레이드 등의 방법으로 강정호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피츠버그 포스트는 17일 "강정호는 올 시즌에는 백업으로 메이저리그 적응기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주전이 될 수 있다. 워커와 알바레스 등이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헌팅턴 단장 역시 "만약 강정호가 우리의 기대에 걸맞은 선수가 된다면, 우리는 X선수를 트레이드하거나 Y선수의 포지션을 옮길 수도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