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는 3일 스페인으로 출국한다. 생일(1월 6일)만 지나면 국제축구연맹(FIFA)의 출전 정지 징계에서 풀린다. 유스 프로그램의 최상위 단계인 후베닐A와 프로팀인 바르셀로나B를 오가며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일간스포츠는 12월 28일 서울 강남의 피트니스 센터 '잇짐(it gym)'에서 이승우와 신년 인터뷰를 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3가지 편견에 대한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털어놨다.
"지금은 최고지만 성인이 되면 글쎄…."
국내 축구 전문가 10명 중 6~7명은 이승우의 미래에 대해 후한 평가만 내리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체격이다. 이승우는 170cm에 60kg이다. 축구 선수로는 왜소한 게 사실이다. 프로에 가면 거구의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기술'만으로는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이승우는 이런 편견을 짧지만 의미 있는 문장으로 일축했다.
"작아서 이승우다."
그는 "키가 180~190cm면 지금 같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없을 거라며 스페인에서는 오히려 작아서 다행이라고 한다"며 "한국에만 오면 다들 체격 걱정을 하셔서 혼란을 느낄 때도 있었다. '내가 진짜 밀릴까'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신경 안 쓴다. 키가 크면 농구나 배구를 해야한다. 축구는 키와 전혀 상관이 없는 스포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 마디 덧붙였다. "메시(이승우와 같은 170cm)도 한국에 왔으면 체육선생님을 하고 있을 거다." 신체 조건을 유독 중시하는 한국 축구의 고정관념에 대한 속상함의 표현이다.
[ 키작남 전성시대?!, 이승우는 "축구는 키와 전혀 상관이 없는 스포츠다 " 라고 말한다. 사진은 에덴 아자르 / 리오넬 메시/ 알렉시스 산체스 ] 이승우가 한국에 올 때마다 4년 넘게 그의 몸을 관리했던 '잇짐'의 이정우 트레이너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승우가 경기할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걸 많은 분들이 밀렸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며 "외형상 울퉁불퉁한 근육을 키운다고 몸이 좋은 게 아니다. 몸의 중심(코어)가 강해야 하는데 승우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덩치 큰 상대와 부딪혀도 버틸 근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굉장히 다부지다. 작지만 꽉 차 있는 몸이다"고 감탄했다.
[이승우 선수가 복근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잇짐` 이정우 트레이너 겸 대표 ]
이승우는 일부 팬들로부터 '건방지다'는 비판을 받는다.
경기 중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작년 4월 JS컵 때도 득점에 실패한 뒤 공으로 광고판을 걷어차 화제가 됐다.
그는 "제가 누굴 때린 것도 아닌데 언론에 광고판 이야기만 나와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제가 당돌한 모습을 안 보여드리면 기자 분들도 재미없지 않느냐"며 익살스럽게 웃었다.
이런 반응에 일희일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생긴 듯 했다.
그에게는 '한국의 메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이런 타이틀이 하도 많이 붙어서 이승우가 싫어한다는 말도 있다.
[ 승부욕, 이승우는 승부욕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한다. ] 이에 대해 "메시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바르셀로나에 네이마르(23)와 수아레스(28)도 있지만 메시가 톱 중의 톱이다. 축구 선수에게 메시라는 말은 엄청난 영광이라 당연히 기분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제2의 메시'보다 '제1의 이승우'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자신 만의 스타일이 뭔지 구체적으로 묻자 그는 '자유로움'이라고 답했다.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조적인 플레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