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이 함박 웃음을 지으며 이같이 이야기 했다. 신지가 '우리 노래는 나이트나 클럽에서 많이 나왔었다'는 말에 대한 답이었다. 김종민의 의미와는 다소 달랐지만, 쿨요태의 공연은 관객들을 90년대로 초대해 감동을 안겼다.
쿨요태는 지난달 31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쿨요태 콘서트'를 열고 3시간 동안 관객과 호흡했다. 전국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었던 이날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아쉬운 마음을 모두 털어내려는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재훈, 김성수, 신지, 김종민, 빽가로 구성된 쿨요태는 전성기였던 90년대를 함께 보내 의미가 남다르다. 둘째를 임신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유리를 대신해 쿨의 여성 보컬로도 활약한 신지는 쿨 멤버 사이에서도 어색함이 없었다. 오랜 기간 함께한 만큼 다섯명의 입담과 시너지도 남달랐다. '돌직구' 농담도 함께한 오랜 세월 때문인지 웃으며 넘겼다. 덕분에 관객들은 멤버들의 입담에 수차례 배꼽을 잡았다.
쿨요태 공연의 장점은 모든 곡을 따라 부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히트곡이 넘치는 두 그룹인만큼 매 무대마다 '떼창'이 따라붙었다. '애상', '점포맘보', '십계', '미절', '파란' 등 신나는 곡들은 관객을 자리에서 뛰게 만들었다. 노래와 함께 회상되는 지난날의 추억은 덤이었다.
이재훈의 발라드는 여성 관객들의 환호성을 높였다. 이재훈은 곡 '벌써 이렇게', '작년 오늘', '올 포 유' 등을 열창하며 부드러운 음색을 과시했다. 그는 김건모의 곡 '잠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부르며 공연장을 촉촉하게 적셨다.
특별한 무대도 있었다. 김성수는 자이언티의 곡 '양화대교'를 '성수대교'로 개사해 코믹하게 불러냈다. 빽가는 여장을 하고 등장, 박지윤의 '성인식' 무대를 파격적으로 선보이며 환호가 아닌 비명을 자아냈다.
후반부는 모든 관객이 일어나 화합했다. 곡 '실연', '비몽', '아로하', '해변의 여인', '순정', '만남', '슬퍼지려 하기 전에'를 연이어 부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멤버들의 입담은 공연의 여백을 웃음으로 채우게 했다. 김성수는 '반 백살이라 노래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멤버들의 말에 "무슨 소리냐. 나는 노래를 두성으로 한다. 그리고 내 특징은 노래할 때 숨을 안쉰다"며 폭소케 했고, 신지는 김종민에게 "무대 위에서 살 이야기는 하지 마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공연장에는 20대부터 40대까지 쿨요태의 음악과 함께 추억을 공유한 세대는 물론이고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까지 상당수 눈에 띄었다. 쿨요태의 히트곡을 모르는 어린 아이들도 공연을 즐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한편 쿨요태는 지난달 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첫 합동 콘서트를 열었으며 12일 광주, 19일 수원, 25일 부산, 27일 대구로 이어져 31일 부천을 끝으로 전국 투어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