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치(38)-정인(36) 커플은 서로 운명의 짝을 만났다. 그들은 부인할 수 있어도 지켜보는 사람들은 다 안다. 운명의 짝이기에 시너지가 난다. 1 더하기 1이 2가 되면 좋은 커플, 0이 되면 나쁜 커플이라 한다. 이들은 3이 된다. 주변에선 이들을 두고 '케미'(케미스트리·화학작용)가 폭발하는 커플이란다. 그래서 닮은 점이 참 많다. 일단 미남·미녀는 아니지만, 무심한듯 정이가고 아티스틱(?)한 외모가 닮았다. 성격은 정반대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업'으로 삼아 공통 관심사가 있다. 부부가 소주를 한 잔 해도 지루할 일 없고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같은 곳에 시선을 두고 발 맞춰 걸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원빈-이나영 부부 만큼 잘생기진 않았다. 그래도 그들 이상으로 멋진 인생을 그려가고 있는 조정치-정인 부부를 취중토크에서 만났다. 가식 없는 이들은 소주잔을 앞에 두고 서로의 외모를 디스해가며 티격태격했다. 하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때는 서로를 그윽이 쳐다보며 대견스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동료처럼 사랑하는 이들은 분명 '워너비 커플'이다. 연예세포를 돋게 하고 결혼에 목말라지는 조정치-정인 커플의 만남부터 결혼까지 풀 스토리를 들어봤다.
-10년도 더 연애한 걸로 아는데요. 어떻게 처음 만났나요. (정인) "우리 둘을 모두 아는 언니가 있었어요. 어느 날 단체 채팅창에 우릴 그냥 부르더라고요. 사실 큰 관심은 없었는데 사이버 채팅 상대 마냥, 12시부터 새벽 3시까지 쓸데없는 이야기만 나눴어요. 그러다가 오프라인 모임을 갖자고 하더라고요. 전 까까머리에 남자 수영복을 입고 '쓰레빠'를 끌고 나갔거든요. 근데 이 오빠도 반바지에 '쓰레빠'를 신고 나타나더라고요. 그 때 느낌이 왔죠. 뭔가 엮일 거 같다는."
-첫 날부터 '섬씽'이 있었군요. (정인) "일단은 친구로 지냈는데 사실 마음은 있어서 연락은 했어요. 그 때는 오빠가 지금보다 더 폐쇄적이었어요. 연락도 없고 그냥 저만 좋았던 거 같아요. 계속 찌를 던지는데 물지를 안는 거예요. 아니구나 말아라 싶었죠. 제가 뭐 열병에 빠질 것도 아니고요. 그렇게 몇 번 건드리다가 반응이 없어서 말았거든요. 그 때 제가 리쌍 2집 활동을 할 때라 머리를 감으면 안되는 파마를 했다가 3개월 만에 푼 날이었어요. 오빠가 우리집 앞으로 찾아온 거예요. 마음을 접었을 때인데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학로에서 술을 마신거죠. 그러다 돈이 떨어져서 제가 우리집에 가서 마시자고 했어요. 전 그 때 오빠를 그냥 인간이라고 봤을 때라 부담 없이 말한 건데 오빠는 잘못 알아듣더라고요. 여자가 왜 끼 부릴때 말하는 '라면 먹고 갈래?'로요." (조정치) "오프라인 모임 때는 기억이 나요. 제가 그 때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이나영씨 캐릭터에 빠져있었거든요. 엉뚱하고 특이한 매력이요. 정인이가 껍데기 빼고는 이나영씨랑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하하. 그런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죠. 근데 외모가.. 내면이 외면을 이기진 못했던 거죠. 그래서 그냥 매력적인 친구로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어느날 친구랑 술 마시러 가다가 아리랑 고개를 넘는데 묘하게 정인이가 보고 싶더라고요. 정인이가 있는 성신여대 쪽으로 차를 돌렸죠. 그때 기분은 평생 처음 느껴보는 거였어요. 운명적이었던 거 같아요. 정인이 머리 풀은 날, 술을 같이 했던 게 의미 있었어요." -그래서 '라면 먹고 갈래?' 이후엔 어땠나요. (정인) "그날 이후로 오빠가 일주일동안 어색해 하더라고요. 하하."
-사귀자는 말은 누가 했나요. (정인) "오빠였죠. 그 일주일을 어색해하더니 만나제요. 스케줄 때문에 약속 장소에 화장을 안지우고 갔거든요. 편하게 간건데 오빠는 자기에게 잘 보이려고 꾸미고 왔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조정치) "그게 결정적이었어요. 화장을 안하는 친군데 꾸미고 왔길래 기분이 좋았죠. 그날 제가 일이 있어서 짧게 만났는데 절 집에 데려다줬어요. '오빠 내가 데려다줄게'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참 좋았어요. 2003년이었죠." -두 사람 사이는 방송에서 공개가 됐죠. (정인) "예 2010년이었을 거예요. 리쌍 오빠들이랑 SBS '김정은의 초콜렛'에 출연했는데 길이 오빠가 갑자기 '여기 정인 씨의 남자친구가 있습니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 때 정치 오빠가 '김정은의 초콜렛' 하우스 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워낙 이슈거리가 없으니까 오빠가 일부러 그런거 같은데, 이것도 하나도 이슈가 안됐어요. 하하." (조정치) "졸지에 갑자기 나타나서 '사랑해 정인아'를 외쳐야 되는 상황이었죠."
-실제 커플로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출연했어요. (조정치) "아마도 당시 '우결'이 진정성 논란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실제커플이라는 돌파구가 필요했던 거 같아요. 당시 제가 '못친소'로 갑자기 유명해지기도 했고요. 그 때 '우결' 찍으면서 정말 많이 싸웠어요. 방송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닌데, 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거기 들어가면 시키는 걸 다 해야되는 상황인데 그걸 소화할 자신이 없었죠." (정인) "이걸 시작했을 때 우리 사이가 좀 안좋았어요. 결혼을 생각할 때니까요. 원래 우울한 사람인줄 알았고, 받아줬지만 내 아이의 아빠가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또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오빠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적어봤어요. 단점이 정말 더럽게 많더라고요. 근데 장점은 딱 한 줄인 거예요. '말도 안 되게 감동적인 사람'이라고 썼더라고요. 아직 내가 조정치를 사랑하는구나 사랑이 식은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러면서 '우결'로 극복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결혼을 하자는 말은 어떻게 나왔나요. (조정치) "자연스러웠어요. '우리 결혼은 언제하지''식은 안올려도 괜찮을까' 이런 식으로요. 여자라면 웨딩드레스도 한 번 입어보고 싶을텐데 정인이는 그런걸 싫어하더라고요. 우리 결혼식도 안 올렸잖아요. '우결' 할때도 정인이가 웨딩드레스를 입기 싫다고 해서 제가 대신 입었을 정도니까요."
-정인 씨는 최근 인터뷰에서 '조정치를 만나고 잃은 게 없다'고 했죠. (조정치) "제 생각에도 제가 정인이에게서 뭘 뺏은 건 없는 거 같아요. 궁합이 중요한데 둘이 같이 있으면 확실히 플러스가 되는 사이인거 같아요. 저도 얻은 게 많죠. 서른 살 때까지 통장에 0원 있었거든요. 돈 벌면 악기 사고 밥 먹고 술 마시면 끝이었어요. 근데 정인이가 '오빠 우리가 미래를 생각했을 때 오빠가 하나도 준비가 안돼 있으면 힘들 거 같아'라고 하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고 3일정도 전화를 안했어요. '난 그렇게 살기 싫고, 난 내일이 없는 사람'이라고요. 그래도 결국엔 통장을 만들어서 모았어요. 저금을 시작하면서 조금 더 보증금이 높은 집으로 이사를 갔고, 어느 순간 전셋집에 살고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