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성주(43)가 음악쇼, 쿡방, 토크쇼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맡고 있는 프로그램만 7개(MBC '복면가왕'·Mnet '위키드'·JTBC '냉장고를 부탁해'·'쿡가대표'·TV조선 '모란봉클럽'·tvN '명단공개', KBS 쿨 FM '김성주의 가요광장')다.
김성주가 방송가를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건강 이상'으로 확연히 드러났다. '눈 건강' 악화로 몸져 눕자 방송가엔 비상이 걸렸다. 방송에 최대한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녹화 스케줄을 미리 당겨 소화하고 나서야 3주간 겨우 쉴 수 있었다. 아직 좀 더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지만 그는 오는 5일 TV조선 '모란봉클럽' 녹화를 시작으로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그를 기다리는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아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김성주는 어떻게 방송가를 이끄는 '괴력의 사나이'가 됐을까.
◆ 아나테이너의 원조
'MBC 간판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타이틀답게 김성주의 진행은 안정적이고 깔끔하다. 진행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할 뿐 아니라 예능감도 갖췄다.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가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느 곳에 투입돼도 특유의 무게감 있으면서도 재치 넘치는 진행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복면가왕'·'위키드' 등과 같은 음악쇼에서부터 '냉장고를 부탁해'·쿡가대표' 등에 이르는 쿡방, '모란봉클럽'·명단공개' 등 토크쇼까지 경계를 허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조 아나테이너(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다운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 박진감 넘치는 중계 진행의 1인자
MBC 입사 후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 사회 등 스포츠 중계를 도맡아온 김성주는 '중계형 진행'에서 탁월한 두각을 드러냈다. 이를 기반으로 김성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중계하듯 중요한 맥락을 콕 집거나 대결 구도의 긴박감을 쫄깃하게 살리는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셰프들의 표정과 요리 과정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며 맛깔나는 진행을 선보인다.
특히 요리 종료 5분 전 주방으로 나가 미완성된 셰프들의 음식을 맛보고 실수를 날카롭게 발견하는 부분은 요리 대결을 더욱 긴박하고 흥미롭게 만든다. '쿡가대표'에서는 해외 셰프들과의 요리 대결을 그 어떤 스포츠 경기보다 긴장감 넘치게 진행하며 그간 갈고 닦은 중계 내공을 뽐내고 있다. 이와 관련, '쿡가대표' 이창우 PD는 "국제 경기 차원에서 중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역할을 소화할 사람은 김성주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캐스터 역할로 섭외했다"고 말했다.
◆ 극강의 '꿀' 케미스트리 김성주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정형돈과의 탁월한 '케미스트리'로 프로그램 초반 인지도를 끌고 올렸다. 김성주의 스피디한 진행과 정형돈의 능청스러운 개그 조합은 이른바 스타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냉장고 수색에서부터 셰프들이 요리하는 과정까지 지루할 틈이 없도록 했다.
정형돈의 후임으로 나선 안정환과의 케미스트리는 앞서 이미 여러 번 검증된 바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첫 만남을 한 두 사람은 MBC 축구 캐스터와 해설위원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찰떡 호흡을 입증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티격태격하는 앙숙 '케미'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그랬던 김성주와 안정환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다시 만났다.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가운데, 김성주는 안정환의 자유분방함 속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묵직하게 해내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 이동희 CP는 "(김성주는) 제작진 입장에서 굉장히 편한 진행자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빨리 꿰뚫는다. 제작진이 뭘 원하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그걸 최대한 표현해주려고 노력하는 MC"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