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루수' 김성현, "유격수보다 송구부담 적다"
SK 김성현(29)의 2016시즌 포지션은 2루수다. 지난 2년 간 주전으로 맡았던 유격수는 외국인 선수 고메즈가 맡는다. 김용희 SK 감독은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유격수 고메즈-2루수 김성현 콤비를 시험하는 중이다.
김성현의 지난해 실책은 23개다.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10월 7일에 열린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연장 11회 끝내기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른바 '센터라인'의 키플레이어인 유격수에서 실책이 쏟아지자 SK 내야는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원래 수비가 좋았던 선수. 최근 2년 동안 타율 0.291, 13홈런, 91타점을 기록한 공격력도 유격수 치곤 평균 이상이었다. 그도 "내가 당연히 유격수를 맡을 줄 알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몸 상태는 어떤가.
"좋다. 아픈 데도 없고 괜찮다."
-겨울 동안 포지션을 이동했는데.
"낯선 느낌이다.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2루수는 유격수에 비해 송구에 대한 부담이 덜하지 않나.
"확실히 유격수를 보다가 2루수를 보니까 조금 편한 건 있더라. 하지만 송구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조금은 편안하다. 유격수를 볼 때보다 더 집중하게 됐다는 차이는 있다."
-고등학교 때도 2루수로는 적게 뛰지 않았나.
"2학년 때까지는 2루수 훈련을 하다 3학년 때 유격수로 이동했다."
-포지션이 바뀌었을 때 기분은 어땠나.
"유격수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실수가 많았다. 실수를 되풀이 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만약 그렇게 되면 팀에 엄청난 마이너스다. 전체적으로 감독님, 코칭스태프가 큰 틀을 봤다고 생각한다. 옳은 결정을 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선 경기에 나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비에서 부담을 덜면 공격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그런 말을 자주 듣는다. 정작 난 잘 모르겠다. 타격에 재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전에 뛰어봐야 알게 될 것 같다.”
-고메즈가 영입될 때 포지션이 바뀔 거라고 예상했나.
"솔직히 말해서,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당연히 유격수를 맡을 줄 알았다. 당연히 저 친구가 2루수를 보겠거니 생각했다. 정작 2루수 통보를 받았을 땐 생각보다 괜찮았다. 열이 받거나 짜증이 나진 않았다."
-고메즈와의 호흡은 어떤가.
"어깨가 강해서 송구가 빠르더라. 더블플레이 때 토스 송구도 빠르다. 처음엔 약간 무섭기도 했다. 지금은 받다보니까 괜찮아졌다.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운 점은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실책 이후 마음을 추스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난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괜찮지 않았다.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많았다. 그게 싫었다. 한동안 연락도 받지 않았다. 지금은 괜찮아졌다."
-지난해의 경험이 도움이 될까.
"경험이야 한 해 동안 많이 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올해는 확실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도 흐지부지 보낼 수는 없다. 지난 두 시즌보다 더 잘하고 싶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