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리그 우승팀 전주 KCC와 3위 고양 오리온이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다툰다. 19일부터 7전4승제로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두 팀은 각자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꿈에 부풀어 있다. 어느 팀도 양보는 불가하다.
KCC는 창단 이후 첫 통합챔피언에 오를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유독 정규 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KCC는 이번 시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미 정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KCC는 2010~2011시즌 이후 5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경우 팀 통산 첫 번째 통합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오리온의 경우에는 2001~2002시즌 때 누린 짜릿한 우승의 기쁨을 14시즌 만에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두 팀을 이끄는 '미스터 추' 추승균(42) KCC 감독과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의 맞대결은 챔피언결정전의 빼놓을 수 없는 볼 거리다.
정식 감독으로 데뷔한 첫 시즌에 팀을 정규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놓은 추승균 감독의 리더십과 2011년부터 끈기 있는 리빌딩으로 기어코 우승 문턱까지 다가온 추일승 감독의 리더십이 정면으로 격돌하기 때문이다. 각자 뚜렷하고 선이 굵은 캐릭터를 앞세워 팀을 만들어 온 두 감독이 대한민국 전체에서도 희소한 편에 속하는 추씨 성을 가졌다는 점도 재미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 추씨 성을 가진 감독은 추승균-추일승 감독 둘뿐이다.
이처럼 프로농구에 유이(有二)한 두 명의 추씨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하는 상황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두 감독 모두 비장의 카드를 골고루 쥐고 있다는 점이 농구팬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추승균 감독의 비장의 카드는 역시 안드레 에밋(34)과 하승진(31)이다. 검증된 '최고 용병' 에밋은 물론이고 시즌 막판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골밑을 지배한 하승진의 활약은 KCC 내외곽을 든든하게 받쳐 준다.
추일승 감독이 내세우는 대항마는 애런 헤인즈(35)-조 잭슨(24) 등의 외인 콤비와 토종 빅맨 이승현(24)이다. 부상으로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했다 돌아온 헤인즈는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잭슨과 안정된 호흡을 바탕으로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정통 센터 못지 않게 골밑을 지켜내는 이승현이 있다.
외인들의 불꽃튀는 득점 경쟁, 그리고 하승진-이승현이 벌일 골밑 싸움 결과에 따라 올 시즌 프로농구 최후의 챔피언이 가려질 전망이다. 두 팀은 오는 1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