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탁재훈(48)이 복귀한다. 지난 2013년 불법도박 혐의로 기소되면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2년 4개월 만에 대중 앞에 서는 것이다.
탁재훈은 복귀작으로 '음악의 신2'를 선택했다. 화려한 입담의 탁재훈이 페이크 다큐 형식의 '음악의 신2'를 복귀작으로 택한 것은 의외였다. 탁재훈은 "우연한 기회에 박준수PD와 식사를 했고, 자연스럽게 복귀하게 됐다"고 밝혔다.
탁재훈은 '음악의 신2'를 통해 이상민과 호흡한다. 이상민 역시 4년 전 사기 등 각종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후 활동을 잠정 중단, '음악의 신'을 통해 '짠한' 모습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친한 사이인데다, 공통점이 많아 '음악의 신2'를 통해 보여줄 시너지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탁재훈과 이상민은 지난 22일 홍대의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등장했다. 두 사람은 진지한 표정이었지만, 숨길 수 없는 입담으로 취재진을 큰 웃음 짓게 만들었다. 탁재훈은 "쉬는 동안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MC들을 보고 내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악마의 입담'에 시동을 걸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년 4개월만에 복귀다.
"처음 복귀 프로그램이 엠넷 '음악의신2'가 됐다. 복귀작은 내가 잘 하는 토크쇼가 될 줄 알았다. 페이크 다큐라는 리얼리티도 아닌 연기도 아닌 복합적인 시스템으로 복귀를 한 것은 나도 의외다. 많은 분들과 밤새고 촬영하면서 드라마 타이즈 같은 촬영 분위기였다. 조금씩 감을 찾아가고있다. 지금은 완벽하게 적응이 된 것 같다. 새로운 마음으로 이상민과 많은 동료 연기자분들과 새롭게 시작했다. 또 다른 탁재훈을 보여드리겠다."
-쉬는 동안 어떻게 지냈나.
"자숙도 하고 쉬면서 정리해야되는 것들이 있었다. 잘 정리했다. 자숙 기간 동안 제주도와 서울을 자주 오갔다."
-방송하는 날을 기다려왔나.
"어떨때는 하고 싶었고 어떨 때는 아예 이쪽 직업은 떠나고 싶었다. 그런데 TV를 보면 동료들이 나와서 예능에서 재미없게 하는 것을 보고 '방송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자극이 됐다. 재밌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동료들과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쉬는 동안 김구라·김성주 등이 많이 올라왔다.
"그 분들은 저 할때도 잘 했던 분들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 안한다. 좀 더 재밌게 좀 했으면 좋겠다. 자극 받지는 않았다. 관심 없었다. 웃기지도 않았다. 솔직한 마음이다.(웃음)"
-'음악의 신2'를 복귀작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나는 복귀할 생각이 없었다. 나와 같이 자숙 중이고 쉬었던 분들은 이미 복귀를 다 했다. 마지막 주자로 노홍철, 이수근도 복귀했으니까. 그러나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계획이 없었다. 그러던 중 작년 11월에 우연히 뮤지 군의 소개로 박준수PD를 소개받았다.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밥을 먹었다. 박PD가 언제쯤 복귀할거냐고 해서 계획 없다고 했더니 나를 두고 한 번 프로그램을 구상하겠다고 얘기하더라. 시간이 흘러서 2월달에 박준수PD에게 연락이 왔다. 거의 구상이 됐으니 복귀하라는 이야기였다. 자연스럽게 복귀하게 됐다."
-예전과 같은 입담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같은 날은 예고된 날이었다. 고민 했던 것이 있다. 난 늘 방송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했었다. 나가서 물론 잘못했다고 빌고 고개를 90도 숙이고 인사를 드리고 다시 밝은 모습을 다 보여줘야 되는건지, 아니면 계속해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해야하는건지 고민이 됐다.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해도 욕을 먹을 것이다. '이제 탁재훈이 재미가 없어졌구나. 옛날의 탁재훈이 아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하면 '반성을 안했구나'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항상 그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앞서 먼저 복귀한 내 동료들을 보면 주눅이 많이 든 모습이었다. 그런데 복귀를 한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많은 팬들, 수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진정성있게 사과를 하고 내 포지션에 맞게 기존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물론 싸늘한 시선도 있겠으나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신정환의 복귀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신정환이 싱가포르에서 팥빙수 샵을 오픈했다. 오픈하기 전에 정환이 만나고 왔다. 본인이 공사도 하고 인테리어도 하고 하더라. 복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기자분들에게는 조심스러워서 잘 이야기하지 못한 것 같지만,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복귀할 생각이 충분히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아직 주변 정리가 잘 안됐다. 조만간 가서 한 번 보고 의사를 물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