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의 지난해 고용 인원이 4500여 명가량 감소해 고용증가율이 -0.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소속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72개사의 지난해 기준 고용 인원을 조사한 결과, 총 고용인원은 101만3142명으로 전년 282개사 101만7661명에 비해 4519명(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의 작년 투자증가율이 17.9%였던 점에 비춰보면 '고용없는 투자'가 현실화된 셈이다.
올해 30대 그룹에 신규 포함된 하림이 1936명을 증원하면서 그나마 감소 폭이 커지는 것을 막았다. 30대 그룹에서 탈락한 동부(3865명 감소)와 동국제강(1468명 증가)그룹에서 2000명 넘는 고용 감소가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고용 감소폭이 훨씬 더 큰 셈이다. 이번 집계에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그룹은 제외했다.
그룹별로는 17개 그룹이 고용을 늘리고 12개 그룹이 줄였다. 자동차와 유통 등의 고용이 많이 늘어난 반면, 철강과 조선 등은 큰 폭으로 줄었다. 1000명 이상 고용을 늘린 그룹은 현대자동차·LG·한화·GS·신세계·현대백화점·하림 등 7개였다.
반면 고용을 줄인 그룹은 12개였다. 삼성·포스코·현대중공업·두산·금호아시아나 등 5개 그룹은 고용을 1000명 이상 줄였다.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2014년 23만6457명에서 작년에는 22만2821명으로 1만3636명(-5.8%)이나 줄었다. 삼성의 이 같은 고용 감소는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으로 넘기는 ‘빅딜’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조사 대상 기업이 2014년 27개에서 작년 23개로 4개 감소했다. 반대로 한화그룹은 분석대상 계열사수가 10개에서 12개로 2개 늘었고 고용은 2만7031명에서 3만2199명으로 5088명(18.8%) 증가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계열분리로 계열사수가 5개에서 3개로 줄어든 탓에 고용인원 감소폭이 컸다. 2014년 1만7773명에서 작년에는 1만5249명으로 2524명(-14.2%) 줄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감소한 그룹은 포스코였다. 포스코는 2014년 3만4535명에서 작년에는 3만1740명으로 2795명(-8.1%) 줄었다. 이어 두산 2297명(-10.9%), 현대중공업 1539명(-3.9%), KT 932명(-1.9%)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