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훗스퍼는 우승을 놓쳤지만, 손흥민(24·토트넘 훗스퍼)의 활약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서 치러진 첼시와의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두 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2-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에 그친 토트넘(승점 70점)은 레스터 시티(승점 77점)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손흥민의 활약은 무승부 속에서도 빛났다. 손흥민은 이날 크리스티안 에릭센(24)·에릭 라멜라(24)와 함께 2선 공격진으로 선발 출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기에 앞서 손흥민의 출전에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달 26일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전에서핵심 미드필더 델레 알리(20)가 폭력적 행위를 범하며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손흥민이 유력한 대체자로 거론됐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 등 일부 언론에서는 손흥민 대신 나세르 샤들리(27)의 선발 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감독은 결국 손흥민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2골만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를 향한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는 아직 남아있었다.
손흥민은 감독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몸놀림이 가벼웠다. 에릭센·라멜라와 계속해서 위치를 바꾸며 공격의 활로를 물색했고, 번뜩이는 측면 돌파로 득점 기회를 엿봤다.
이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전반 23분 에릭센의 침투패스가 첼시의 진영을 향했고, 이를 손흥민이 점유했다.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몇 차례 공을 터치한 후 강하게 크로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존 테리(36)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슈팅도 아끼지 않았다. 전반 27분 손흥민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왼발 슛을 날렸다. 공은 골대를 벗어낫지만 첼시를 위협하기엔 충분했다.
선제골도 손흥민의 헌신에서 비롯됐다. 전반 34분 손흥민은 후방까지 내려가 페드로 로드리게스(28)를 강하게 압박해 공을 탈취했다. 토트넘 소유가 된 공은 에릭 다이어(22)·라멜라를 거쳐 케인에게 연결됐다. 케인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직접 득점까지 터트리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전반 44분 손흥민은 에릭센의 날카로운 패스를 슛으로 연결, 자신의 리그 3호 골이자 이날 경기의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토트넘의 올 시즌 우승 도전은 끝났지만 손흥민의 도전은 계속된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의 활약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주어진 기회를 통해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김민철 기자
kim.minchul1@joins.com[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