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치러진 우크라이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시코드란 무스타피(24·발렌시아)와 슈바인슈타이거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슈바인슈타이거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슈바인슈타이거는 후반 44분경 마리오 괴체(24·뮌헨) 대신 교체 투입됐고, 그가 뛸 수 있는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하더라도 5분이 채 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지난 5일 치러진 헝가리와의 평가전 이후 “우크라이나와의 첫 경기에서 25~30분 정도를 뛸 수 있을 진 몰라도 풀타임은 불가능하다”라며 자신의 교체출전을 예고했다.
슈바인슈타이거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지난 3월 소속팀 맨유에서 무릎 부상이 재발하며 조기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에 슈바인슈타이거를 유로 2016에 데려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되기도 했다. 3개월 가까이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를 뽑는 다는 것은 자칫 엔트리 낭비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슈바인슈타이거를 외면하지 않았다. 지난달 발표한 27인의 대표팀 예비 명단에 그를 포함시킨 것이다. 이 시기에 메수트 외질(28·아스널)은 “슈바인슈타이거의 존재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는 굉장한 선수이며 훌륭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라며 슈바인슈타이거를 지지했다.
또한 “슈바인슈타이거는 독일의 마스코트가 아니며 코칭 스태프도 아니다. 우리는 그의 선수로서 풍부한 경험과 경기를 읽는 능력이 필요할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의 전설적인 선수 미하엘 발락(40·은퇴)도 슈바인슈타이거의 발탁을 지지했다. 그는 “슈바인슈타이거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선수다. 국제 대회에서 팀을 이끄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슈바인슈타이거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슈바인슈타이거는 대표팀에서 필수적인 존재다. 나는 그가 유로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처음 1~2경기에 결장할지라도 이해할 수 있다”라며 슈바인슈타이거의 발탁에 지지를 표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이러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전에서 교체 출전하기 직전부터 큰 소리로 동료들의 위치를 조정하고, 전술을 전달하며 동료들의 정신력을 다잡았다. 이러한 모습에 독일팬들은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득점은 보너스였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출전시간 3분, 볼터치 3회에 불과한 기회 속에서도 쐐기골을 터트리며 자신을 믿어준 독일에 보답했다.
득점 장면에서 슈바인슈타이거는 자신감이 넘쳤다. 외질의 역습이 시작되자마자 지체 없이 질주했고, 손을 들어 올려 패스를 요청했다. 이어 강력한 슛으로 골 망을 흔들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독일은 이날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진 못했지만, 슈바인슈타이거의 쐐기골 덕분에 2-0 완승을 거두며 우승 후보로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었다.
경기 직후 슈바인슈타이거는 “교체로 들어가 쐐기골을 넣게 돼 기분이 환상적이다. 불과 3분가량을 뛰었을 뿐인데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슈바인슈타이거의 활약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비록 유로 2016 기간 중 풀타임은 소화할 수 없을지라도 외질·사미 케디라(29·유벤투스)·토니 크로스(26·레알 마드리드)로 이루어진 기존 중원 조합에 힘을 보탤 가능성은 충분해졌다.
또한 슈바인슈타이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국제 대회 경험과 리더십만으로도 독일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캡틴 슈바인슈타이거가 독일에게 유로 2016 우승컵을 안겨다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