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김경수 부장검사)는 21일 NC 투수 이태양(23)과 넥센 외야수 문우람(24·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이 연루된 프로야구 승부 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부는 "유명 프로야구 투수가 브로커와 결탁해 1회 고의로 볼넷을 던지는 등 승부 조작을 하고 그 대가로 불법 스포츠 도박 베팅방 운영자로부터 고액의 금품을 받았다"며 "프로야구 선수 2명, 브로커 1명, 운영자 1명 등 4명에게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브로커 조모(36)씨는 구속 기소됐고, 별건으로 부산동부지원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운영자 최모(36)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자수한 이태양은 불구속 기소됐으며, 군인 신분인 문우람은 군 검찰로 이첩됐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운영자 최씨는 경기 조작으로 1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중 이태양에게 2000만원, 문우람에게 600만원 상당의 고급 시계와 명품 의류 등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했다. 브로커 조씨는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우람은 먼저 승부 조작을 조씨에게 제안했고, 수익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수부는 "조씨가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선수들에게 접근했다. 친분을 쌓은 뒤 문우람이 먼저 조씨에게 승부 조작 제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조씨와 이태양, 문우람은 승부 조작 일주일 전 모여 일정과 승부 조작 방법 등을 협의한 뒤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베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분배하기로 공모했다. 방법은 자연스럽게 짜였다. 1회 볼넷 또는 1회 실점, 4이닝 오버(양 팀 득점 합계 6점 이상) 등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 배당 방식을 활용했다.
이태양이 1회 고의 볼넷, 1회 고의 실점 등 부정행위를 실행했고,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이미 공모한 결과에 베팅해 수익금을 나눠 가졌다. 특수부는 "1회 볼넷을 던지거나 사구, 실투 등을 던져 마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처럼 가장해 감독이나 관객이 조작을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브로커 조씨는 운영자 최씨에게 조작 정보를 제공했고, 운영자는 정보를 바탕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배팅해 1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특수부는 "한탕을 노리는 부정 경기 행위가 더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단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태양은 6월 28일 창원지검에 자수해 혐의를 인정했다. 브로커 조씨의 진술도 이태양과 일치했다. 반면 문우람은 21일 넥센 관계자와 통화에서 결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