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는 왜 아들 아빠에서 딸 아빠로 설정이 바뀌었을까. 마동석과 정유미는 어떻게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됐을까.'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엔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존재한다. '부산행'에 출연하는 주요 캐릭터는 공유·정유미·마동석·김의성·김수안·최우식·안소희 등 7명. 출연하는 캐릭터가 많다보니, 역할 설정과 캐스팅 과정에서도 비하인드가 많다.
공유는 극 중 펀드매니저이자 딸 수안의 아빠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캐릭터 설정이 딸을 둔 아빠는 아니었다. 아들 아빠에서 딸 아빠로 시나리오 단계에서 수정됐다. 연상호 감독은 설정을 바꾼 이유에 대해 "수안이가 좋았다. 수안이를 캐스팅하고 싶어서 공유의 캐릭터 설정을 바꿨다"며 "수안이를 처음 알게 된 건 단편영화 '콩나물(2013)'때였다. 당시 단편 영화제 심사를 갔다가 수안이가 출연한 '콩나물'을 봤고, 그 영화로 수안이가 상을 받아서 그때부터 어필을 했다. 수안이의 이미지와 연기가 좋아서 꼭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동석과 정유미를 극 중 부부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연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 다니던 이발소에 마동석 같이 생긴 이발사가 있었다. 그 분의 아내가 매우 예뻤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약간 어둠의 세계에서 일했을 것 같은 덩치 큰 남자의 옆에 있는 예쁜 아내 이미지를 가끔 상상을 하곤 했다. 뭔가 가녀리고 예쁜 아내를 지켜주는 남편의 이미지라고나 할까. 이번에 '부산행'에서 마동석 배우를 먼저 캐스팅했는데 아내로 누굴 섭외해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정유미 배우가 그런 점에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첫 촬영 때 두 배우를 찍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도 더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각종 나쁜 짓은 다 하는 용석을 맡은 김의성은 사실 처음부터 용석 역으로 출연 얘기를 했던 건 아니었다. 연상호 감독은 "김의성 배우는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좀비물 영화를 한다는 얘기만 듣고 무조건 이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어떤 캐릭터든 상관없이 하고 싶다고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첫 등장하는 좀비 역할로 강한 임팩트를 남긴 심은경 캐스팅은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울역'으로 맺은 인연으로 '부산행'에 심은경이 특별출연했다. 심은경 측은 "'서울역'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는데 당시 연상호 감독과 작업하는 과정이 매우 즐거웠다고 들었다. 그 인연으로 '부산행'도 한 번에 출연을 오케이한 것"이라며 "새롭게 도전하는 캐릭터라 흥미로웠다. 폭넓은 캐릭터와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단번에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