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을 앞두고 처음 맞붙은 '통신사 라이벌' 서울 SK와 부산 kt가 라이벌전의 진수를 보여줬다. 무려 2시간39분 동안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챙긴 쪽은 kt였다.
kt는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CC 프로아마최강전 16강서 SK를 140-132로 꺾고 8강에 올랐다. 홀로 40득점 16리바운드로 맹활약한 김현민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24득점·3점슛 5개 포함)과 천대현(23득점·3점슛 6개 포함)도 뒤를 받쳤다. SK는 김민섭이 이적 후 첫 공식 경기서 47득점을 폭발시키며 눈도장을 찍고 '에이스' 김선형이 30득점으로 펄펄 날았지만 kt의 뒷심을 이겨내지 못했다.
1쿼터 초반만 해도 두 팀의 대결이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서로 점수를 주고 받으며 19-21, SK가 2점차 리드를 잡은 채 2쿼터를 맞이하면서 접전 분위기가 형성됐다. kt가 김종범의 연속 3점슛으로 점수를 벌리고 김현민의 돌파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28-23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SK가 곧바로 속공에 자유투를 곁들여 따라잡으면서 시소 게임이 이어졌다. kt가 앞서면 SK가 추격하고, SK가 따라붙으면 kt가 도망가는 양상이 그 이후로 4쿼터까지 계속 이어졌다.
4쿼터 초반 kt가 김종범과 조성민의 연이은 외곽슛으로 도망가자 김선형과 김민섭이 3점슛으로 응수하며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치고 받는 혈투 속에 4쿼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렸지만 점수는 97-97, 동점이었다. 8강 진출을 다퉈야하는 만큼 승부는 곧바로 1차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까지 온 상황. 라이벌의 자존심을 건 두 팀은 끝까지 물러나지 않았다. 114-114, 다시 한 번 동점이 되고 2차 연장도 126-126으로 끝났다. 1점의 리드도 용납하지 않는 자존심 싸움은 결국 3차 연장으로 흘러갔다. 이미 모두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김현민의 번뜩이는 활약이 빛을 발했다.
134-130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현민이 연속 6득점을 올리며 길었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