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이 키워드로 설명한 2017 드래프트


내년 프로야구 신인을 뽑는 2차지명이 22일 열렸다. 10개 구단은 10라운드에서 모두 100명을 뽑았다. 드래프트는 지명 순번이 정해져 있어 원하는 선수를 마음대로 뽑을 수 없다. 그래서 드래프트 전략과 타 구단 지명상황에 따른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10개 구단이 자체 평가한 이번 드래프트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베이스볼팀
 
두산='불펜'
"잘 알려진 대로 지금 우리 팀은 구원 투수가 약하다. 이번 지명은 불펜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1~4라운드까지 모두 투수를 뽑았다. 1·2라운드에서는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 3·4라운드에서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투수를 지명했다. 그 다음이 내야수, 포수, 외야수 순이었다. 매 라운드 마지막 순번이었지만, 다른 팀이 야수를 많이 지명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선수가 많이 돌아왔다. 결과에 만족한다. 1라운드에서 지명한 제물포고 투수 박치국은 사이드암이다. 1군 전력에 가까운 선수라고 판단했다. 박치국과 투수 김명신(경성대)은 내년에 짧은 기간이라도 1군 경기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
 
NC='포수'
"가장 급했던 게 포수 부분이었는데, 신진호(전 캔자스시티)를 1라운드에 뽑아서 마음 편안하게 후순위 지명을 할 수 있었다. 2라운드 이후부터는 팀에서 육성할 수 있는 투수 유망주와 고졸 포수로 비율을 맞춰가면서 했다. 3라운드에서 뽑은 소이현(서울디자인고)은 체계적인 훈련을 많이 받지 못한 투수다. 공을 던지는 힘이나 능력이 뛰어나서 입단 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신진호는 파워가 뛰어나다. 프로에선 파워가 없으면 기술 접목이 어렵고, 1군에 올라가는 게 쉽지 않다. 송구 능력도 기대 이상이고, 체격에 비해서 순발력이 있더라. 5라운드에서 뽑은 이재용(배재고)도 서울권에서는 포수 부문 톱 수준의 선수다. 아주 건실한데, 지명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드래프트는 우리가 생각한 대로 골고루 잘 뽑은 것 같다." (유영준 스카우트 팀장)
 
2017 프로야구신인선수 2차지명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얘기를 나누고있다.사진=정시종 기자

2017 프로야구신인선수 2차지명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얘기를 나누고있다.사진=정시종 기자



넥센='내야수'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내야수 보강이 가장 중요했다. 현재 우리 팀 외야와 포수 자원은 향후 4~5년간 큰 걱정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내야에서는 병역을 마치지 못한 젊은 선수가 많다. 1차 지명한 휘문고 내야수 이정후, 2차 1라운드에서 뽑은 동산고 내야수 김혜성을 그런 구상 아래 선택했다. 투수 쪽은 올해보다 내년 드래프트에 나오는 2학년 가운데 좋은 선수가 상당히 많다. 2~6라운드에서 뽑은 투수들은 각자 개인의 장점이 뚜렷하다. 2라운드 픽인 양기영(장충고)은 볼끝에 상당히 무게감이 있고, 고교 타자들이 치기 힘든 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3라운드 최규보(마산고)는 직구가 컷패스트볼처럼 휘어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유형이다. 커브와 슬라이더 각도 좋다." (고형욱 스카우트 팀장)
 
▶SK='왼손 투수'
"가장 재미있는 선수는 해외파 2명(김성민·남윤성)이다. 우린 팀에서 내년에 가장 중요한 전력이 왼손투수다. 잘 가다듬으면 보탬이 될 것 같다. 해외파 2명을 제외한 나머지선수는 다 유망주라고 보면 된다. 다른 팀에서 한 명 정도를 먼저 뽑아갔는데, 나머지는 스카우트들이 계산했던 대로 다 뽑았다. 지명 순위 1~6번까지는 계획대로였다. 김성민은 투구 메커니즘이 좋다. 성격도 나쁘지 않더라. 개성이 강하다고 하는데, 야구를 할 때 필요한 부분이다. 김성민이나 남윤성 모두 원 포인트 릴리버, 선발 둘 다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2라운드에 뽑은 박성한(순천효천고)는 내년에 바로 기용한다기보다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지명했다고 보면 된다." (민경삼 단장)
 
▶kt='Z방식'
"대단히 만족한다. 지명 순서가 기존 'ㄹ방식'에서 올해부터 'Z방식'으로 바뀌면서 우리 같은 하위팀에 많은 혜택이 있었다. 1~2라운드에서 이정현(용마고)과 이종혁(대구고)을 뽑은 건 고무적이다. 선발급 자원이다. 구위와 체격 조건, 변화구 구사 능력 모두 좋다. 우리 팀의 장기 플랜은 '국내파 선발 로테이션'의 완성이다. 이번 지명은 그 일환이다. 야수는 주력과 센스를 갖춘 선수 영입에 주안점을 뒀다. 3라운드에 뽑은 외야수 홍현빈(유신고)은 앞서 다른 팀에 지명될 것으로 봤는데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원래는 투수를 5명 뽑으려 했는데 의외로 좋은 선수들이 우리 순번에 남아 야수를 한 명 더 뽑았다. 8라운드 김민섭(홍익대)과 9라운드 한기원(부산고)은 장타력이 있는 거포 스타일이다. 기량만 놓고 보면 대학보다는 고교 쪽이 더 좋다. 하지만 신생 구단에서 너무 젊은 선수들만 있으면 세대교체가 어렵다. 여기에 후반 라운드에 우리가 찾던 특징을 가진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 선수를 4명 뽑았다."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
 
▶한화='온리(Only) 투수'

"상위 순번 구단이 김진영(전 시카고 컵스)을 뽑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경우 이정현(용마고)이나 이승호(경남고)를 뽑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우리 차례까지 김진영이 뽑히지 않아 선택할 수 있다. 1~3라운드에선 즉시 전력감인 투수를 선택했다. 마운드 보강이 이번 드래프트 초점이었다. 우리 팀이 1라운드에서 포수를 지명한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투수를 생각했다. 포수 보강은 내년을 적기로 보고 있다. 충청 지역에 잠재력 지닌 2학년 포수가 여러 명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대학 선수 지명이 줄었고, 고교 선수 지명이 늘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선수 개인의 기량을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선택을 했다." (서석기 스카우트 편성팀 팀장)
 
▶KIA='좌·우균형'
"좌완 이승호는 시속 144~145km의 직구를 던지고, 커브와 체인지업이 좋다. 직구 커맨드 안정감이 떨어지지만, 팔 스윙이 부드럽고 유연하다. 지금 팀에 왼손 투수가 부족하다. 그래서 1라운드에서 선택했다. 마운드 보강이 필요해 투수 선발에 초점을 맞첬다. 10명 중 6명이 투수다. 1라운드에서 왼손을 뽑았는데, 2라운드에서 오른손 투수 박진태(건국대)를 데려와 좌·우 균형을 맞췄다. 대졸 투수들은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했다. 반면 고졸 투수들은 육성을 전제로 하드웨어에 중점을 뒀다. 상위 라운드에서 고졸 내야수를 뽑을 생각도 했지만, 다른 팀이 먼저 데려가더라. 부족한 야수 포지션은 미래 자원으로 보고 두루 선발했다." (김지훈 스카우트 팀장)
 
2017 프로야구신인선수 2차지명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2차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사진=정시종 기자


2017 프로야구신인선수 2차지명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2차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사진=정시종 기자



▶삼성='투수는 세 명 뿐'
"팀 리빌딩이 필요한 상황이다. 취약 포지션을 잘 뽑았다. 1라운드에 뽑은 최지광(부산고)은 삼진률도 높고 구속도 괜찮다. 최충연과 장지훈 등이 잘 성장해준다는 가정 아래 중간 계투로 기용할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 우리 팀에서 가장 취약 포지션이 포수와 유격수다. 포수 이흥련이 올 시즌 뒤 군 입대 예정이다. 2라운드에서 뽑은 나원탁(홍익대)과 5라운드 최종현(제주국제대)을 경쟁시켜 키우려한다. 7라운드 김태수(한양대)는 내야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10라운드 정성훈(성남고)은 좋은 선수인데 마지막까지 남아있어 선발했다. 4라운드 외야수 김성윤(포철고)은 키가 작지만 1루까지 3.8초에 뛴다. 지금 아마추어에서 가장 빠르다. 콘택트 능력도 있다. 투수를 세 명 밖에 뽑지 않았고, 대학 선수를 4명 뽑았다. 취약 포지션을 먼저 채우려 했고, 고졸 투수는 성장에 시간이 걸린다는 판단을 했다. 재활이 필요한 선수도 있고 적응 기간까지 고려했다. 곽경문(경북고)과 조현덕(대구고)은 우타자원 보강을 위해 선발했다." (이성근 운영&스카우트 팀장)
 
▶LG='야수는 세 명 뿐' 
"지난 3년 동안은 야수 지명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현재 팀에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젊은 외야수가 많다. 그래서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처음부터 투수 위주 지명을 준비했다. 그래서 야수는 3명만 지명했다. 상위 라운드에서 좋은 투수를 뽑았다고 생각한다. 1라운드에 지명한 경남고 손주영은 드래프트 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우수한 체격 조건을 갖춘 왼손 투수다. 공 끝에 힘도 좋다. 변화구만 보완하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 3라운드에 지명한 서울고 이찬혁은 앞에서 지명될 줄 알았다. 기대하지 못한 수확이다. 잠재력이 뛰어나고 성실한 투수다. 좌투수 3명·우투수 3명·사이드암 투수 1명으로 다양한 유형을 균형 있게 뽑아 만족한다. 90%는 준비하고 바란 대로 영입했다." (김현홍 스카우트팀 부장)


 ▶롯데='포스트 강민호'
"특별한 전략은 없었다. 라운드별 순번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선수를 뽑았다. 1라운드에 포수 나종덕을 선택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남아 있는 투수들과 비교를 했고, 더 나은 선수라고 판단했다. 당장 100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 강한 어깨, 성격 무엇보다 장타력이 있는 포수다. 양의지와 강민호가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도 '멀리 칠 수 있는 포수'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포스트 강민호를 준비하는 지명을 했다. 2라운드 지명 선수인 제물포고 내야수 김민수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1라운드에서 지명될 선수로 봤다. 5라운드까지는 계획대로 뽑았다. 지난해보다 많은 고민을 했고,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김풍철 스카우트 담당 매니저)


정리=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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