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스터리지(27·리버풀)가 팀을 위해서라면 측면 공격수로도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리버풀은 지난 24일(한국시간) 피렐리 스타디움서 열린 버턴 앨비언과의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컵 2라운드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스터리지는 이날 경기에서 후반 19분이 돼서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렇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터리지는 후반 34분 제임스 밀너(30)의 패스를 받아 팀의 4번째 골을 터트렸고, 5분 뒤 5번째 골까지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영국 ‘리버풀 에코’는 스터리지에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8점을 부여하며, 그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터리지는 환하게 웃지 못했다. 포지션이 문제였다. 스터리지는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뛸 수 있지만, 주로 중앙 공격수로 기용돼 왔고 이 위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쳐왔다.
하지만 위르겐 클롭(49) 감독은 스터리지를 로베르트 피르미누(25)와 교체하며, 피르미누가 뛰던 왼쪽 측면에 그대로 배치했다. 올 시즌 들어 두 번째다. 클롭 감독은 지난 20일 치러진 번리와의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도 스터리지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킨 바 있다.
스터리지는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라프’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스터리지는 “나는 중앙 공격수다. 측면에서 뛰는 것이 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스터리지는 중앙 공격수로 뛰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내가 어떤 위치에서 가장 즐겁게 뛰는지 알고 있다. 나는 중앙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 줄 수 있고, 수년간 그렇게 해 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나는 이 위치에서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그렇게 뛰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측면에 있을 때는 낯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라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스터리지는 측면 공격수 출전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버턴 앨비언전 멀티골을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또한 그가 측면에서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디보크 오리키(21)·피르미누를 제치고 중앙 공격수 자리를 꿰찰 공산도 크다.
당사자도 팀을 위해 포지션을 가리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나는 리버풀을 위해 뛰어야 한다. 측면에서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팀을 위해 행동해야만 한다. 축구는 팀 경기다. 측면에 기용된다 할지라도 나는 뛰어야만 한다”라며 희생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리버풀을 위해 선호하는 포지션까지 포기한 스터리지가 측면에서도 흥겨운 춤을 보여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