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입단 후 방출과 육성선수 계약의 힘든 시기를 지나온 이해창이다. 이해창은 지난 7일 대구 삼성전에서 2회, 5회, 6회 총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까지 통산 타율 0.208, 3홈런에 그쳐있던 그가 역대 가장 깜짝놀랄 만한 한 경기 3홈런(역대 61번째)을 기록했다. kt 선수로는 첫 1경기 3홈런 기록이다.
이해창은 2010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50순위로 넥센에 입단했다. 이듬해 14경기에 나섰지만, 2014년 9월 방출됐다. 결혼한 지 불과 9개월 만이었다. 2014년 말 kt 육성선수로 입단한 그는 2015년 정식 선수가 됐다. 장성우가 지난해 명예훼손 혐의로 징계를 받았고, 김종민이 최근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얻었다.
포수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조범현 kt 감독은 "이해창이 이정도로 잘할 줄 몰랐다"며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한다. 조 감독은 "순간 분석력이 대단하다. 타자들의 첫 타석 반응을 보고 이를 이용해 승부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공수에서 정말 좋은데. "2군에서는 1군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만 했다. 상상했던 것 보다 좋은 날이 더 많다. 기회도 많이 받고 있다. 감사하다. 매일매일 행복하다."
-조범현 감독이 언급을 많이 하고 있다. "볼 배합에 관해 자주 얘기해주신다. 투수들이 잘 던지는 것이다. 칭찬은 더 많이 공부하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뜻인 것 같다."
-습득이 빠른 편이라고 하는데. "가끔씩 팁을 하나씩 던져주신다. 타자가 약점이 있어도 3~4차례 타석에서 약점만 파고들 순 없다. 다른 방법으로 유인도 하고, 역을 찌르기도 한다. 플레잉 타임이 늘어나다보니 여러 시도를 할 기회가 많다."
-한 타자에게 같은 구종 사인 5개를 내리 보내기도 하던데.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고 조금씩 감이 온다. 아직도 한 번씩 감독님께 혼난다(웃음). '더 집요하게 갔어야 한다'고."
-도루 저지율이 0.444(45회 시도·20회 저지)로 매우 높다. "도루 저지는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자신감이 늘었다. 도루 저지는 포수 혼자 할 수 없다. 투수들이 슬라이드 스텝을 잘 하고, 송구에 편하도록 공을 잘 던져준다. 유격수와 2루수도 공을 잘 처리해 준다. 여러 부분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상대 주자들이 도루에 주저하는 느낌을 받나. "최근에 조금 느낀다. 예전에는 '뛰겠다' 싶은 타이밍에 어김없이 뛰었는데 최근에는 안 그런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자신감이 부족했다고 하는데. "그랬다. 감독님께서 '2군이라 생각하고, 실수하도 괜찮으니 편하게 하라'고 늘 말해줬다. 올 시즌은 1군 올라온 뒤 3주쯤 됐을 때 '이제 좀 편해졌나'고 묻더라. 조 감독은 선수들과 자주 대화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 분이 한 마디씩 해주면 기분 좋고 마음도 놓인다."
- 통산 타율 0.218인데, 최근 타격이 놀랍다. "경기 적응력이 높아졌다. 수정한 타격폼이 내게 맞는 것 같다. 예전에는 하체 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타격했는데 요즘은 극단적일 정도로 중심을 더 뒤에 잡아둔다. 전엔 중심이동을 중시했다면, 지금은 골반 회전을 이용한다. 타구에 더 힘을 실을 수 있다. 코칭스태프에서 힘은 좋으니까 더 정확히 치려다 보면 넘어갈 타구는 넘어간다고 조언했다."
-공수 모두 갖춘 포수는 드물다. "타격은 내일 당장 못 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완벽하지 않다."
-결혼 후 방출로 힘들었을텐데. "그 당시 2~3군을 왔다갔다했다. 결혼도 한 만큼 진짜 잘하고 싶었다. 아내 눈엔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처럼 보였다. '힘들면 그만두라'고 계속 말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후회 없이 한 뒤 그만두더라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클텐데. "부모님과 장모님, 아내 모두 정말 좋아한다. 사실 고교, 대학 시절에는 야구를 잘했다. 부모님은 1군 선수 이해창을 기대하셨을 거다. 하지만 입단 뒤 7년 동안 그러지 못했다. 어머니는 한 달 전까지 내가 뛰는 경기를 TV 중계로도 보지 못했다. 지금은 야구장에도 직접 오신다. 그게 정말 기분 좋다. 집에 일찍 들어가면 두 살된 딸이 '아빠'하면서 TV를 가리킨다."
-이해창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인데, 목표는 "올 시즌은 기대와 희망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팀 내에서 믿음직스러운 선수가 되고 싶다. 포수로도 타자로도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계산이 서는 선수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