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is] 인디와 메이저 벽이 허물어진다…확 바뀐 음원 판도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12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는 볼빨간사춘기가 막강 팬덤을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실시간차트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박효신·임창정·한동근 등 '10월 발라드 천왕'위에 이름을 올렸다.
볼빨간사춘기의 선전은 지난 여름부터 이어진 인디 뮤지션들의 활약과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달 스탠딩에그의 '여름밤에 우린'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어반자카파는 '널 사랑하지 않아'로 봄철 내내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인디계의 아이돌' 십센치는 11일 '걸어야 5분'을 발표했다. 12일 현재 50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한 단계 한 단계 상승 중이다.
이처럼 인디 뮤지션이 대중들에게 사랑받으면서 메이저와의 경계가 허물어진 이유는 뭘까.
▶ 대형 기획사들, 인디로 눈 돌리다
2014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인디레이블 '발전소'를 설립한 이후,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도 인디신에 손을 뻗었다. SM은 '스테이션'을 통해 디지털 음원 사업 활력을 얻으며, 인디와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나갔다. 소녀시대 윤아는 십센치 권정열과 '덕수궁 돌담길의 봄'을 발표했고, 슈퍼주니어 예성은 치즈의 달총과 '벚꽃잎'을 불렀다.
YG도 타블로가 수장으로 이끄는 레이블 '하이그라운드'를 설립해 밴드 혁오, 검정치마 등 인디 밴드들과 계약을 맺었다. 대형기획사의 확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빈티지박스' 프로젝트를 통해, 그간 인디신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스타쉽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해 리메이크 음원을 발표하고 있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도 '젤리박스'라는 프로젝트 하에 소속 가수와 타 소속 뮤지션간의 협업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인디와 메이저의 결합은 대중에게 신선한 콘텐트로 자리잡았고, 대중의 귀를 충족시켰다. 또한 대형 기획사와 인디 뮤지션들에게 서로 윈윈으로 작용하며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생소할 수 있는 인디 음악은 대형 기획사를 통해 대중에 더 쉽게 다가가게 됐다. 인디와 메이저의 상생이라고 본다"며 "각 신의 건강한 소통과 탄력있는 체계의 협업이 화학작용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 중소 기획사 "사재기·추천제 사라진 차트…해볼 만"
볼빨간사춘기의 1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볼빨간사춘기는 지난 8월 29일 정규 앨범 '풀 앨범 레드 플래닛(Full Album RED PLANET)' 발표 후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약 한 달 만에 1위까지 치솟았다.
최근 홍보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대중들은 아이돌 음악이 아닌 인디 음악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스탠딩에그와 볼빨간사춘기는 이 점을 100% 활용했다. 볼빨간사춘기는 SNS 페이스북에서 스타로 발돋움 했다. 대중들은 무심코 본 영상에 푹 빠지기 시작한 것. 특히 인디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중독적인 멜로디는 순신각에 입소문을 탔다.
특히 최근 어반자카파의 경우엔 팝스타 파 이스트 무브먼트와 협엽을 해 눈길을 끌었다.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일렉트로닉 그룹인 반면 어반자카파는 감수성 풍부한 음악을 선보이는 그룹이다. 이들의 이색 컬래버레이션 소식에 벌써부터 음악 팬들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인디 관계자는 인디들의 활약을 '차트'에 있다고 봤다. 그는 사라진 사재기와 추천제를 언급했다. 그는 "대중들이 아이돌 보다는 듣는 음악을 선호함에 따라 발라드와 인디 음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통업에서도 추천제와 사재기가 사라졌다. 음악에만 집중하면 성공이 보이니 중소기획사에서는 할 만 하다는 의견을 내뱉는다"고 밝혔다.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