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두 편이 시청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제작진의 고집을 이어나가고 있다. 시청률 저조의 늪에 빠진 월화극 '막돼먹은 영애씨15'와 금토극 '안투라지'가 그 주인공. 두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은 제 역할을 잃은 지 오래다.
'막돼먹은 영애씨15'는 지금껏 갖고 있던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라는 명성에 금이 갔다. 현실 공감극으로 사랑받았던 이 드라마는 이번 시즌 들어 '초심을 잃었다'는 혹평을 듣고 있다. 시청자가 원치 않는 멜로 전개에만 집중한 나머지 공감대 형성에는 실패한 탓이다.
이 드라마가 이번 시즌 그리고 있는 내용은 김현숙(이영애)과 이승준(이승준)의 사랑 이야기다. 제작진의 큰 그림은 여기에 새로운 인물 조동혁(조동혁)을 투입해 삼각 러브라인을 만드는 것. 지난 시즌 14에서도 이승준 김현숙과 김산호(김산호)의 삼각 러브라인을 억지스럽게 그려 원성을 샀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삼각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전개를 위해서 평범했던 이승준 캐릭터를 하루 아침에 지질한 남자친구로 망쳐놓아 설득력을 잃기도 했다. '막돼먹은 영애씨15'의 전개에서 직장인 김현숙의 애환과 30대 후반 미혼 여성이 겪는 사회적 편견 같은 것은 부차적 문제다.
시청자의 항의가 이어진 것은 당연한 수순. 네티즌은 '팬으로서 이번 시즌 점점 실망스러워지고 있다. 갑자기 이승준을 지질이 대명사로 만들어 놨다(haem****)'·'작가님 불통 최고다. 이번 시즌은 기대했던 것만큼 실망도 크다. 연애로 질질 끌 타이밍이 아니다(tazx****)' 등의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제작진은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 일관된 전개를 펼치고 있는 중. 혹평이 이어져도 김현숙 캐릭터는 민폐녀로, 이승준은 지질남으로, 조동혁은 김현숙과 이승준 사이에 뜬금없이 끼어드는 역할로 등장하고 있다. 촬영마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다. '막돼먹은 영애씨15' 관계자는 "10회까지 방송됐고, 14회 촬영까지 마무리한 상태다"고 밝혔다.
'막돼먹은 영애씨15'가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안투라지'는 의견을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지난 9월 촬영을 완료했기 때문. 이미 엎질러진 물인 셈이다.
'안투라지'는 국내 정서를 반영하지 않은 전개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자극적 내용의 동명 미국드라마 원작을 베끼기 수준으로 그려내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기획 단계부터 우려했던 점이 현실로 나타났다. '문화와 정서상 차이 때문인지 작위적이고 흥미가 떨어진다(dand****)'·'배우들이 아깝다. 대본이 좋아야 연기가 산다(elfy****)' 등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시청률은 0.6%(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플랫폼 기준)까지 추락했다.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던 '안투라지'가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반 포기한 상태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미 다 찍어놓은 화면인데다 편집으로도 수습이 불가능하다. 시청자는 항의하지만 이를 반영할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일각에선 더 이상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자포자기의 분위기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