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을리 없다. 잘나가던 연예인이 삶을 위해 시장 한복판으로 나갔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꼭 해야만 하는 선택이었다. 여전히 쏟아지는 눈물은 막을 수 없지만 펑펑 흘렸던 눈물 만큼 이젠 웃을 수 있다.
1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배우 이영범과 이혼 후 방송을 중단하고 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유정의 근황이 전해졌다.
노유정은 배우 이영범과 연예계 소문난 잉꼬부부로 잘 알려져 있었다. 이영범과 결혼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노유정은 결국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2년 공백기 후 숨겨왔던 이혼 사실을 고백했다. 홀로서기를 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노유정은 "이미 별거를 하고 있는데 잉꼬부부인 것처럼 나가서 같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싫었다. "이혼은 1년 반 전에 이미 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내가 시장에서 일하니까 '아이들 아빠 방송에서 잘 나오는데 시장에서 뭐하는 것이냐. 궁색하기 짝이 없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일을안 할 수는 없었다. 당장 월세 낼 돈도 없이 힘든데. 그렇다고 일일이 오는 손님에게 '제가 이래서 시장에서 일하는거예요'라고 말 할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유정을 잘 아는 지인들은 노유정을 아끼고 위로했다. 노유정의 부모님 역시 걱정되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는 노유정에 조금은 위안이 되는 듯 보였다.
물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유학 중인 자녀들의 학업을 마치게 하기 위해 빠듯한 살림에도 꼬박꼬박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주고 있고, 무릎이 아파도 주사 한 대를 맞고 꾹 참으며 버티고 또 버티고 있다.
노유정은 "엄마니까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그게 또 부모의 도리 아니냐. 내가 버는 것보다 더 많이 보내야 하니까 생활은 사소한 것부터 줄인다. 옷 사 입고 싶어도 참고, 택시 탈 것도 버스타고 목욕도 이주일에 한 번만 간다"고 귀띔했다.
방송 일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왜 섭외가 안 들어오지? 생각한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노유정은 "방송을 보다 보면 '내가 저 사람보다 잘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착각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내가 부족한 면이 뭔가가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4~5년 동안 살아보니까 벼랑 끝에서도 아직 나를 오라고 하지는 않더라. 뭘 해도 그렇다. 힘들었지만 굶어 죽지는 않았다. 우리 아이들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여태까지의 삶을 '실패다' 이렇게 생각한 적 없다. 그냥 굴곡일 뿐이다. 이젠 두려운 것이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