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31)을 둘러싸고 있는 유명한 키워드다. 2011년 영화 '토요근무'를 통해 정식 데뷔를 하기 전부터 변요한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유명 인사였고 '독립영화계 송중기'라 불리며 충무로 관계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한예종 출신 또래 배우들 역시 "요한이는 나오면 무조건 뜰거예요. 연기력부터 뭐 하나 빠지는게 없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도 역시 탄탄했다.
그리고 모두의 기대와 바람대로 변요한은 생애 첫 드라마인 tvN '미생'을 통해 단박에 대세 스타 반열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게 각인 시키는데 성공했다. 물론 변요한은 '대세' '터졌다'는 표현이 여전히 낯설고 생소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인기에 취하는 순간 패망하는 것 같아요. 한 순간 지나갈 시간이라는 것도 알아요. 친구들끼리 모이면 자주 이야기 하죠. '적당히 하자' 하하."
변요한을 중심으로 류준열·이동휘·지수·엑소 수호 등 절친들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byh48'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변요한이 빛을 보면서 그 주변 인물들에게 관심이 쏠렸고, 이후 다른 배우들 역시 줄줄이 대박 작품을 만나며 가장 핫 한 연예계 사모임으로 주목 받게 된 것. 하지만 변요한은 "저희는 어떤 무리, 크루 그런 것이 아니에요. 학교에서 만난 친구, 작품에서 만나 우정을 쌓게 된 친구들일 뿐이죠.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지만 그 닉네임은 솔직히 어색해요."
영화계 대선배 김윤석과 함께 호흡 맞추게 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홍지영 감독)'은 변요한에겐 운명같은 작품이다. 군대에서 읽었던 원작 소설의 주인공이 돼 행복했고, 김윤석과 함께 해 영광스러웠다. 다만 작품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연기'는 가장 어려운 대상이자 고민거리가 됐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돌고 돌아 되돌아오는 답은 결국 연기였다. 현재 변요한의 뇌구조 80%가 연기로 가득차 있는 것은 확실하다.
사랑에 대한 감정 역시 연기의 일환, 연장선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변요한이다. 극중 수현처럼 사랑에 올인하는 스타일이냐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고민없이 대답한 그는 "소속사 대표님만 허락 하신다면 결혼도 일찍 하고 싶어요"라면서도 "아직은 호기심일 뿐이죠. 생각은 할 수 있잖아요. 연기와 이어지는 부분도 있구요." 맥주 한 모금을 홀짝이며 말하는 변요한은 연기없이 못 사는 천생 배우였다.
- 취중토크 공식 질문이에요.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취한 적이 없어요. 못 마시는건 아니고 요즘에는 일부로 안 마셔요. 건강 관리를 하고 있어서.(웃음) 알딸딸했던 적은 있는데 취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세면서 마시는 스타일은 아니라 딱 '몇 병'은 잘 모르겠어요."
- 취하지 않으면 주사도 없겠네요. "(매니저에게) 나 딱히 없지? 아마 없을거예요. 지금까지 '너 이런 주사 있더라'라고 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
- 좋아하는 주종은요. "거의 맥주를 마시고 가끔 소맥을 먹는 정도? 근데 술 자체보다 술자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야기 듣는 것도 좋아하고 하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 혼술은 자주 하시는 편인가요. "혼술이 혼자 술을 마시는거죠? 마실 때도 있기는 한데 즐기지는 않아요. 일단 술이 있으면 사람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낯선 자리도 어색해 하는 편은 아니에요. 들어야 할 땐 듣고 분위기에 묻어가고 친구들과 있을 땐 신나게 떠들죠. 친구들도 술을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라서요."
- 류준열 씨도 맥주 딱 한 잔 마신다고 했어요. "맞아요. 잘 안 마셔요. 취하는 것도 싫어하구요. 바른 생활들은 아닌데 운동하는 것 좋아하고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떠는 것을 더 좋아하죠."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첫 인터뷰를 보니 '울컥'이라는 단어가 쓰였던데요. "'울컥' '눈물글썽' 여러가지 단어들로 표현이 됐죠.(웃음) 근데 사실 눈물을 보였거나 진짜 울었던건 아니에요. 다만 제가 인터뷰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어색해서 너무 긴장을 했던 것 같아요."
- 이번 영화를 통해 대선배 김윤석 씨를 만나게 됐어요. "영광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것 같아요. 대본 리딩을 할 때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그런지 현장에서는 대화가 없어도 의지되고 편한 느낌이었어요. 초반에는 후배 입장에서 이런 저런 질문을 많이 드렸거든요.(웃음)"
- 직접 만난 배우 김윤석은 어떻던가요. "대선배님이다 보니까 이미지 만으로는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너무 친절하셔서 행복했어요. 선배님이 굉장히 오픈 마인드세요. 그 동안 많은 남자 후배들과 호흡맞춘 작품이 다 잘 된 것도 선배님이 먼저 던지시니까. 열어주고 던져 주시니까 무섭게 느껴지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것 같아요. 그럴 땐 같이 던질 수 밖에 없거든요."
-강동원·유아인·여진구의 계보를 잇는다는 말이 많았죠. "그런 반응은 솔직히 신경쓰지 않았어요. 이미 누구나 알고있는 정보잖아요. 이런 표현을 쓰면 경솔할 수 있지만 똑같이 흘러가면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냥 나는 나로서 최선을 다하자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영화에는 선배님과 저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배우들이 나와요. 좋게 말해 남남케미라고 하는데 그런 수식어도 너무 상업을 위한 말이 아닌가 생각해요."
- 영화에서 담배는 꽤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해요. "담배와 김현식의 음악은 수현이 어렸을 때 받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잊게 만들어주는 도구라 무엇보다 중요했고 또 소품 그 이상으로 돋보여야 했어요."
- 평소에도 담배는 즐겨 피우는 편인가요. "음… 피우고 싶어서 피운다기 보다는 작품을 하면 이번처럼 연기적인 도구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나 노하우는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인물을 연기할 때 더 기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니까. 뭐 식품이기도 하고 가끔은 극중 수현이처럼 담배 한 가치에 위로 받기도 해요. 그 작은 것이 뭐라고."
- 또 위로가 되어주는 것들이 있다면요. "음악이요. 음악을 정말 많이 듣고 노래방도 자주 가요. 게임도 많이 하고 공원도 뛰어 다니는데 노래방 만큼 스트레스 풀기 좋은 곳도 없는 것 같아요." - 18번은 무엇인가요. "'말하는대로'(웃음) 작품을 할 때마다 18번이 바뀌긴 해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촬영할 때는 윤종신 선배님의 '오르막 길'을 그렇게 듣고 불렀어요."
- 원작소설이 있는 작품인데 책을 먼저 읽어 본 독자로서 출연이 부담스럽진 않았나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이 책이 그 책인 줄 몰랐어요. 군대에서 기욤 뮈소 소설을 읽었을 땐 '와, 재미있다. 소재 신선하다' 생각하면서 후루룩 넘겼죠. 시나리오는 소설 내용과 조금 차이가 있어 긴가민가 했는데 본질적인 메시지가 같다는 것을 파악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당연히 부담감이 있었지만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을 수록 자신감이 생겼어요."
- 원작 팬들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죠. "'미생'도 그렇고 '해드윅'도 그렇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까지 전 원작이 있는 작품과 인연이 많아요. 여러 번 하다 보니까 어떤 시선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진심으로 이해하고 노력한다면 작은 메시지라도 드릴 수 있다는 용기가 조금은 생겨요. 그걸 느껴주시는 분이 계신다면 감사하지만 100%는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 두 번 보면 더 좋을 영화라는 평이 많아요. "'8월의 크리스마스' '노트북' '어바웃타임' 등 작품들을 보면서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볼 때마다 기분이 다르고 해석이 달라진다는 느낌이 좋았죠. 우리 작품도 관객들에게 그런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보면서도 그렇게 느꼈나요. "네. 여러 번 더 봐야할 것 같아요. 큰 극장 정 중앙에서 제가 나온 작품으로 시사회를 해 본 적은 처음이에요. 뭔가 불편하고 어색하더라구요. 뒷 자리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왠지 제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쳐다볼 것 같은 그런 느낌있죠. 적응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 수현은 본인과 얼마나 닮아있나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모두 조금씩 닮아있는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말 못할 트라우마는 있다고 생각하고 간절함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도 비슷하죠. 그리고 젊은 청춘이라면 한 번쯤은 다들 강해 보이고 싶어 하지 않나요? 저 역시 수현을 통해 해소하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어요."
-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나요. "시나리오를 분석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30년 후의 내가 나를 찾아 왔을 때, 그리고 지금 내가 30년 전으로 갔을 때 나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하고 공부했지만 답은 안 나왔어요. 제작보고회 때 '30년 후의 내가 온다면 아무 말 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에요. 이 인터뷰가 끝나야 수현을 진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여동생에 대한 이야기도 했죠. "지금은 너무 사이가 좋고, 연년생이라 없으면 안 될 친구같은 존재인데 사춘기 땐 좀 달랐어요. 동생에게 미안한 부분이 많죠. 제가 장남이라 저에게 쏟아진 사랑이 더 많았거든요. 그런데도 동생이 티를 안 냈어요. 고맙다는 이야기를 당연하게 했어야 하는데 당연하게 못했죠. 지금은 결혼을 했고 잘 살고 있고 저도 표현을 많이 하는데 한 구석에 남아있는 미안함은 여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