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마지막, 그리고 2017년 첫 '1000만 프로젝트'가 드디어 '개봉'이라는 가장 중요한 단계를 맞이하게 됐다.
'무조건 흥행, 목표는 천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슬로건이 보이는 듯한 영화 '마스터(조의석 감독)'가 드디어 스크린에 등판한다. '마스터'에 의한, '마스터'를 위한 '마스터 천하', '마스터 시대'가 도래할 날이 머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판도라(박정우 감독)'는 '마스터' 보다 2주 먼저 개봉,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한 발짝 다가섰다. 하지만 개봉 전 예매율 등 150억 대작의 성적표라고 하기엔 다소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기획 4년 만에 뚜껑을 연 '판도라'는 '시국이 천운'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가장 좋은 시기에 개봉한다는 분석이 뒤따랐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몰이는 아쉬움을 남긴다. 2주내내 차지했던 박스오피스 1위도 곧 '마스터'에 내주게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 역시 개봉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관객들의 환심을 살 만한 모든 조건을 다 갖췄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을 중심으로 10월과 11월 흥행 1위를 달린 코믹·오락 장르도 충족됐다.
또 여전히 어지러운 시국, 심신이 지친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줄 스토리까지 설계는 끝났고 완벽한 판은 짜였다. 남은 것은 오로지 흥행, 사실상 흥행이다. 누구도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조합으로 흥행하지 못한다면 역대급 반전으로 남지 않을까.
▶마스터
줄거리: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출연: 이병헌·강동원·김우빈·엄지원·오달수·진경 감독: 조의석 등급·러닝타임: 15세관람가·143분 개봉: 12월21일 300톡: '감시자들'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조의석 감독의 차기작이자 이병헌·강동원·김우빈을 한 프레임 안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키운 스케일과 방대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단순한 스토리는 딱 '영화답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능구렁이 사기꾼 이병헌과 생애 처음으로 형사 캐릭터를 맡아 뇌섹남의 매력을 뽐내는 강동원, 그리고 지금까지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를 조합해 기대 이상의 내공을 뽐낸 김우빈 역시 의외로 잘 어울리는 브로맨스를 완성했다. 여기에 히든카드 진경은 걸크러쉬에 섹시미까지 더하며 '마스터' 최고의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나마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면 14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다. 속도감은 빠르지만 특별한 반전이나 놀라운 긴장감 보다는 상황을 보여주는데 주력하다 보니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서 눈에 띄는 CG도 아쉬움은 남는다. 후반 작업 기간이 워작 짧았던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선, 최고의 결과가 나왔지만 관객들에게는 상황이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결과가 전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다. 다만 내 입맛에 맞을지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