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의 여주인공이 tvN 금토극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이하 '도깨비'의 악역일 줄 누가 알았을까. 바로 배우 최리의 이야기다.
최리는 '도깨비'에서 김고은(지은탁)의 사촌 경미 역으로 출연 중이다. 그가 배우가 된 후 도전하는 '귀향'에 이은 2번째 작품. 그러나 대중은 그가 '귀향'의 그 여배우라는 걸 잘 알지 못한다. 작품마다 최리는 너무나 다른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고은을 괴롭히는 얄미운 사촌, 그러다 김고은에게 당하고 마는 허당기 넘치는 20대 초반 여자아이를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최리는 "생애 두번째 인터뷰다. 너무 떨린다"라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도깨비'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오디션을 봤다. 처음부터 경미 역으로 본 것은 아니고, 열린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다. 애드리브를 많이 했는데, 그걸 재밌게 봐주신 것 같다. 오디션 장에서는 판소리도 하고 사투리도 하고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 운이 좋게 합류하게 된 거다."
-'도깨비'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이모 가족들 촬영 현장은 정말 화기애애하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처음엔 웃으면서 하다가 순식간에 다시 얄미워진다. 그러다 또 장난을 치고. 선배님들이 다 실제로 웃기시다. 촬영할 때는 얄밉게 하지만 실제론 시트콤 같다."
-김고은은 어떤 선배인가. "사실 많이 뵙지는 못했다. 자주 마주칠 신이 없었다. 처음엔 긴장을 하고 갔는데, 먼저 말을 걸어주고 웃어 주셨다. 오히려 긴장하지 않게 해주시더라. 신인 배려를 잘 해주신다. 연기하면서 '얄밉다. 너 이런 거 하면 재밌을 거 같다'라고 조언해주셨다. 너무 많은 조언들도 해주시고, 보고 있는 자체만으로 도움이 된다. 그리고 신기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웃음) 집에 와서 일기로 쓰고 그랬다."
-실제로 본 공유는? "주변 친구들이 물어본다. '왕자님 어떠냐'고. 저는 선배님을 보면 신기했다. 같이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초등하교 4학년 때 보던 '커피프린스'의 그 공유니까."
-데뷔작 '귀향'부터 쉽지 않은 역할이다. "영화 찍을 때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19살 때부터 2년 반 정도 준비해서 22살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제작비가 많이 없던 상황이어서 감독님과 함께 후원 공연을 했다. 한국 무용 전공이라 다행이었다. 힘들지만 안 가본 곳이 없었다. 악몽을 많이 꿔서 힘들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님도 찾아뵙고 증언집도 찾아봤다. 할머님이 손녀딸처럼 대해주시는데 마음이 아프더라. 그게 악몽으로 찾아왔다. 심리 치료를 병행하기도 했다."
-원래는 무용을 전공했던데. "무용을 전공하다가 '귀향'으로 연기에 뛰어들었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 한국 무용, 판소리 다 했었다. 너무 다 재미있어서 진로를 선택할 때 힘들었다. 딱히 연기를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예술 활동하는게 다 즐거웠다. 고 3때 학교에 공연이 있어서 보러 갔는데, 감독님이 지나가던 저를 보시고 '10년동안 찾았던 캐릭터를 찾았다'면서 대본을 주셨다. 너무 큰 역할이었고 연기도 안해봤기 때문에 거절했는데, 7개월 지난 후에 입시를 보고 나서 할머니들에 대한 꿈을 꾼 거다. 그리고 감독님이 기다려주신 거다. 감독님을 뵙고 의사를 전한 후 다음날 바로 포스터 촬영을 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다양한 역할들을 해보고 싶다. '황진이'의 하지원 선배님 역할? 사극이나 한국 무용을 할 수 있는 캐릭터, 학교 시리즈, 사투리 쓰는 캐릭터도 하고 싶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박보검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롤모델은? "손예진 선배님. 브라운관 스크린 가리지 않고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신다. 어떤 배역이든 잘 하고 싶어 손예진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얼마 전에도 '여름향기'를 찾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