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1월 31일 "유영준(55) 스카우트 팀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5월부터 스카우트팀을 이끌었던 유 신임 단장은 나성범·박민우·이민호 등 NC 주력 선수들을 발굴해 낸 인물이다. 프로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실업야구(한국화장품)에서 포수로 뛴 경력이 있다. 선수단 소통이 최대 강점이다.
어깨는 무겁다. 유 신임 단장은 이태일 대표로부터 단장직을 제안받은 뒤 선뜻 'OK 사인'을 내지 못했다. 그는 "갑자기 제의받고, 생각을 했는데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NC는 지난해 선발투수 이태양의 승부 조작 사실이 알려져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이어 구단 고위 관계자 두 명이 사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014년 NC 소속이던 이성민(현 롯데)의 승부 조작 의혹을 인지하고도 은폐, 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1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선수단도 변화의 바람을 앞뒀다. 팀 간판타자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가 메이저리그로 유턴했고, 베테랑 이호준은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세대교체를 위해 2017시즌 1차 스프링캠프에서 노장들을 대거 제외했다. 고심 끝에 단장직을 수락한 유 신임 단장은 "맏형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단장직을 맡은 소감은.
"얼떨떨하다. 어려운 자리기 때문에 부담이 많다."
- 예상을 못 했던 건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내 임무는 스카우트 팀장으로 최선을 다하는 거였다. 일주일 전에 갑자기 제안을 받았고 마음이 무거웠다. 고민을 거듭했는데, 이태일 대표께서 자신감을 심어 주셨다. '예전부터 준비했다'고 말씀하시더라. 선수들을 첫해부터 뽑았기 때문에 소통이 잘되지 않을까 생각하셨던 것 같다."
- NC는 지난해 여러 사건·사고로 수습할 일이 많다.
"상당히 마음이 무겁고 조심스럽다. 팀 창단 이후 많은 분들이 잘하려고 노력하다 지난해 그런 일이 생겼다. 내가 모셨던 분들이라 마음이 편치 않다."
- 장충고 감독을 꽤 오래 했는데.
"8년 6개월(2002.10월~2011.4월)이다. 이용찬·유희관(이상 두산), 백용환·이홍구(이상 KIA) 등이 당시 제자들이다."
- 아마추어 감독에서 프로 스카우트가 된 계기는.
"장충고에서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업야구 출신이라 프로라는 걸 경험해 보기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썼다. NC가 창단 팀이 아닌 기존 팀이었다면 프로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 단장으로 계획이 있다면.
"특별한 건 없다. 김경문 감독님이 잘하고 계시고 구단 육성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친밀감 있게 소통하면서 선수단과 가깝게 지내려고 한다. 고민도 들어 주면서 맏형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판을 바꿀 생각은 없다. 선수단을 인성, 인내, 희망이라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한다.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기 때문에 서포트하는 게 내 역할이다."
- 선수를 스카우트할 때 중시하는 게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방향성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기술이 좋고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들을 뽑으려고 했다. 팀이 자리를 잡으면서 잠재력이 있는 유망주를 찾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무엇보다 인성에 초점을 맞춰서 보려고 했다. 1군 선수단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있는 상태다. 선수 입장에선 기다림이 필요하다. 인내할 수 있는 선수인가를 중점적으로 봤다."
-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2017시즌 성적을 향한 기대도 크다.
"부담이 있다. 감독님이 팀을 잘 이끌어 가시겠지만 우린 세대교체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적이 조금 떨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