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도 현실적인 비용과 인력 문제 때문에 일본·한국 등에 상주 인력을 파견하는 게 쉽지 않다. 이게 가능한 구단도 관찰 대상 선수가 현역 메이저리거들과 직접 겨루는 장면은 모기 어렵다. WBC는 그래서 우수한 저평가 자원을 찾으려는 구단들, 또한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있어 좋은 기회의 장이다.
‘스카우트 대박이 터진’ 제 2회 WBC
01. Yu Darvish, rhp, Japan 02. Aroldis Chapman, lhp, Cuba 03. Hisashi Iwakuma, rhp, Japan 04. Masahiro Tanaka, rhp, Japan 05. Hyun-Jin Ryu, lhp, Korea 06. Yoennis Cespedes, cf, Cuba 07. Norichika Aoki, of, Japan 08. Yulieski Gourriel, 2b, Cuba 09. Kwang-Hyun Kim, lhp, Korea 10. Hiroyuki Nakajima, ss, Japan 11. Hector Olivera, ss, Cuba 12. Vladimir Garcia, rhp, Cuba 13. Frederich Cepeda, of, Cuba 14. Takahiro Mahara, rhp, Japan 15. Kyuji Fujikawa, rhp, Japan 16. Shuichi Murata, 3b, Japan 17. Alfredo Despaigne, of, Cuba 18. Suk Min-Yoon, rhp Korea 19. Hyun-Soo Kim, of, Korea 20. Toshiya Sugiuchi, lhp, Japan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09 WBC 유망주 TOP 20)
제 2회 WBC는 이런 의미에서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팀은 일본, 한국, 쿠바였다. 대회가 끝난 뒤 발표된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WBC 유망주 TOP 20‘ 리스트도 이 세나라의 선수들이 싹쓸이 했다. 일본에서는 원투펀치를 맡았던 다르빗슈와 이와쿠마를 필두로 당시 유망주였던 다나카, ’이치로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아오키,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유격수 나카지마 등이 랭킹에 포함되었다. 쿠바에선 시속 100마일 이상의 공을 예사로 뿌리던 채프먼, 자국 리그를 지배하던 세스페데스와 구리엘 등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준우승 쾌거를 이룬 한국 대표팀에서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무대로 복귀한 봉중근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맡았던 23살의 류현진이 세스페데스와 다나카 등을 제치고 전체 5위를 차지했다. 우완 에이스였던 윤석민,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두른 김현수 등 역시 20위권에 포함되었다. 김광현은 일본전에서 난타를 당하는 듯 최악의 부진을 겪었음에도 9위에 랭크되어 스카우트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들은 지금 어떨까. 채프먼은 이번 겨울 5년간 86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역사상 가장 비싼 불펜투수’에 등극했다. 다르빗슈, 이와쿠마, 다나카 등도 소속팀의 1~2선발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세스페데스는 소속팀 뉴욕 메츠와 4년간 1억1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류현진은 부상 이전까지는 좋은 3선발이었으며, 아오키 역시도 5년째 주전급 선수로 활약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구리엘은 휴스턴의 주전 1루수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쿠바 선수들의 잔치로 끝난 3회 WBC
1. Masahiro Tanaka, rhp, Japan 2. Jose Fernandez, 2b, Cuba 3. Yulieski Gourriel, 3b, Cuba 4. Jose Abreu, 1b, Cuba 5. Alfredo Despaigne, of, Cuba 6. Yasmany Tomas, of, Cuba 7. Kenta Maeda, rhp, Japan 8. Guillermo Heredia, of, Cuba 9. Frederich Cepeda, of, Cuba 10. Erisbel Arruebarruena, ss, Cuba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13 WBC 유망주 TOP 10)
3회 WBC도 메이저리거 여럿을 배출해냈다. 4년 전 대회에서는 유망주에 머물렀던 일본의 다나카는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2013년 시즌 뒤 포스팅을 통해 명문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2017시즌 팀의 개막전 선발로 확실시 되고 있다. 2선발을 맡았던 마에다 역시 서부의 명문팀인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지난해 다저스는 커쇼, 류현진, 카즈미어 등등 선발 투수들의 잇다른 부상으로 시즌 운용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32경기에 등판해 175이닝을 소화해낸 마에다의 꾸준함은 소금과 같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쿠바 선수들에 대한 평가다. 구리엘, 세페다, 데스파이네 등 쿠바 대표팀의 터줏대감 뿐 아니라 페르난데스, 토마스, 아루에바루에나 등의 젊은 선수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후 이들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 페르난데스는 얼마전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며 무주공산인 2루 주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토마스는 지난해 3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증명해냈다. 비록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아루에바루에나 역시 LA 다저스와 괜찮은 계약(5년 2500만 달러)을 맺었다.
아쉬웠던 것은 한국 대표팀의 부진한 활약. 네덜란드에게 5-0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해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그 결과 베이스볼아메리카의 유망주 순위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전에 두었던 윤석민 등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해외 진출의 꿈을 안고 국제 대회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했던 손아섭 등의 선수들에게도 아쉬운 결과였다.
그리고 2017년
이번 WBC 대회에서 스카우트들이 가장 주목했던 선수는 물론 일본의 오타니다. 마쓰자카, 다르빗슈, 다나카를 잇는 일본 대표팀의 또하나의 야심작이었다. 지난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우완 유망주인 유리아스와 지올리토보다 오타니가 앞선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발목 부상으로 지난 4일 WBC 대표팀에서 최종 탈락했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김하성을 눈여겨 볼 만 하다. 이제 풀타임 2년차인 95생으로, 8년전 류현진과 같은 나이다. 2016년 반등에 성공한 서건창 역시 김현수에 이은 ‘제 2의 연습생 메이저리거’의 꿈을 꿔볼 만하다. 지난해 포스팅 도전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손아섭 역시 절치부심하고 있다. 제 3회 WBC에서는 어떤 스타가 탄생할까. 이른 새벽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가져다 줄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이번 WBC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심 포인트다.
임선규(야구공작소)
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