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카이돔의 주인다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국가대표 2루수로 거듭난 서건창(28·넥센) 얘기다.
서건창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이스라엘과의 개막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의 주인공이 됐다.
서건창은 이번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발을 내디뎠다. 대회 전 열린 평가전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활약했다. 국가대표 붙박이 주전 유격수였던 정근우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서건창의 존재 덕분에 대표팀 내야는 든든했다.
뚜껑이 열린 첫 경기에서도 맹활약했다. 1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이날 한국 대표팀의 첫 출루를 해냈다. 0-1로 뒤진 3회 2사 후에는 유격수 내야 안타에 이은 도루까지 성공시키면서 펄펄 날았다.
무엇보다 한국이 0-1로 계속 밀리던 5회 1사 1·2루서 이스라엘의 바뀐 투수 제레미 블라이시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한국 타선의 득점 가뭄 속에서도 앞장서 공격을 이끌며 테이블 세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이 아쉬웠다.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였다. 1-1로 맞선 채 시작된 연장 10회 2사 1·3루서 스캇 버챔의 깊숙한 땅볼 타구가 서건창 앞으로 왔다. 서건창도 타구를 무사히 잡았다. 그러나 급히 글러브에서 공을 빼려다 1루에 공을 던지지 못했다. 3루 주자는 그대로 홈을 밟았고, 버챔도 1루에서 세이프됐다. 결국 이 실점은 이 경기의 결승점이 됐다.
공교롭게도 서건창은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다시 타석에 섰다. 그러나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쉽게 물러났다. 타격에서 원맨쇼를 펼치고도 마지막엔 씁쓸한 마음을 곱씹어야 했던 서건창의 국가대표 데뷔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