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46) 삼성 감독은 23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 전에 "장원삼을 5선발로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레나도-윤성환-우규민-페트릭 등 4명의 선발진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장원삼, 최충연, 정인욱 등이 경쟁을 펼친 끝에 장원삼이 마지막 한 자리를 꿰찼다.
장원삼은 22일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와 2회 만루 찬스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연속 무실점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 8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2.25. 정인욱(6이닝 2실점) 최충연(7이닝 9실점) 보다 안정감을 보여줬다. 기존에 확정된 4명의 선발진이 모두 오른손 투수인 만큼 장원삼의 왼손 투수라는 이점도 있었다.
장원삼은 좌완 투수 중 역대 두 번째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경험 많은 선수다. 홀수해는 부진하고, 짝수해는 잘 던지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는 5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7.01로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장원삼은 "지난해 시범경기(4경기 2승 평균자책점 3.60)에서 좋아 '좀 더 올려보자'며 욕심을 냈다. 그러다 부상 당했다"고 아쉬워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자신감이 떨어졌고, 결국 시즌 후반에는 구원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삼성은 지난해 9위로 부진했다. 장원삼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내가 무너지면서 팀이 와장창 떨어졌다"며 "올해는 나를 포함해 새 외국인 투수가 잘 던져지는게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김한수 감독은 장원삼에게 "구위를 좀 더 끌어올려야"고 말했다. 그의 시범경기 직구 최고 시속은 139㎞다. 그 역시 "구속을 올려야한다. 140㎞ 초반만 나와도 될 것 같은데"라며 "이제 구속에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제구력 투수인 장원삼은 구속 보다 코너웍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2012년 다승왕에 올랐고, 수 차례 국가대표로 활약한 장원삼은 최근까지 '5선발 경쟁 후보'로 거론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는 "나도 어느덧 35살이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는데 여기서 지면 끝이니까…"라는 얘기로 2017시즌 각오를 대신했다.
장원삼은 "최소 10승, 150이닝 투구"를 최소한의 역할로 규정했다. 그는 "내가 던지는 날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게 내 몫이다. 마운드에 오르면 최대한 오래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