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는 27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 코엑스에서 2017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한편 건설 업체인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56)을 새 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다. 이로써 KLPGA는 전임 구자용 회장(E1 회장) 이후 1년간 공백이었던 비상체제를 접고 4년 임기의 김 회장 체제가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신임 김 회장 집행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난 1년간 KLPGA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강춘자 수석부회장 체제에서 빚어졌던 각종 의혹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강 수석부회장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과 개인적인 친분 관계로 주도했다는 베트남 프로암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또 강 수석부회장이 2부투어 대행사로부터 수수한 금품에 대해서도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5월 KLPGA 경기위원장 모집 공고의 내용 중 후보자의 주요 경력 사항의 조건을 대폭 완화시킨 전후 배경도 낱낱히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이 모든 문제의 한 중심에 바로 강 수석부회장이 있다.
이에 따라 KLPGA 일부 정회원들은 강 수석부회장과 관련한 '베트남 프로암 등 3대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는 신임 회장이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한점 의혹이 없도록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회원인 B프로는 "강 수석부회장은 많은 신뢰를 잃었다. 베트남 프로암에 대해서 여러 소문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대선배로서, KLPGA 수석부회장으로서 용인될 수 없는 처신을 한 정황도 있다.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다"고 성토했다.
◇#1 베트남 프로암의 실체는
2016년 2월 베트남에서 진행된 '2박4일 일정의 베트남 프로암'에는 KLPGA 정회원 23명이 참가했다. 해당 프로암은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과 베트남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 오고 간 '약 7만달러의 돈'의 정황이다. 참가자 1인당 3000달러씩 총 6만9000달러가 지급됐는데 이 돈을 강 수석부회장이 관리했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프로암 경비의 규모는 참가 인원 23명의 왕복 항공료와 식사, 숙박비 등의 체류비를 포함하면 최소 10만 달러를 웃돈다. 문제는 지난 10년 가까이 '비밀 베트남 프로암'이 진행돼 왔는데 그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강 수석부회장뿐이라는 사실이다.
일부 정회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정상적으로 프로암의 공인료가 제 날짜에 입금됐는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점조직 형태의 이 베트남 프로암을 지속해 온 목적이 무엇인지, 특정 기업의 사적인 로비 목적의 사교모임에 프로들을 동원했는지 등이 그것이다. 더 큰 문제는 만찬장 이외의 공간에서 제2의 술자리가 있었고 음주 강요 등의 여러 사례가 있었다는 점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C프로는 '두 번 다시 이 같은 프로암에 가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을 정도다. K프로는 "이런 역할을 해주면 특정인은 박 회장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도움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이 프로암에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 일부도 참석했다고 하는데 누가 초청했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이해당사가 참석 인원을 구성했다면 회원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처럼 베트남 프로암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여러 의혹이 잔존하고 있다.
◇#2 투어 대행사 사장으로부터 '금품수수'
적고 많은 금액을 떠나서 강 수석부회장이 2부 투어 대행사 사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
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대회 타이틀 스폰서 유치 명목의 사례비'를 대행사 사장으로부터 직접 받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K프로는 지난해 KLPGA 2부투어의 일부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KLPGA는 대회를 유치한 해당 프로에게 일정액의 사례비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례비가 협회 측의 통장으로 입금되지 않고 강 수석부회장의 통장으로 건네졌고, 그 통장에서 K프로에게 사례비가 이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K프로는 "왜, 협회가 지급하지 않고 강 수석부회장이 줬는가. 그리고 강 수석부회장이 원래 받은 금액은 도대체 얼마인가"라며 주변 동료 프로들에게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3 신임 경기위원장 후보 조건 변경은 직무 전횡
뿐만 아니라 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KLPGA 경기위원장의 임명 과정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당초 모집 공고에서는 ▲KLPGA 회원이거나유사단체 경기위원일지라도 만 6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자 등으로 후보 등록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후보 등록 조건은 어느 순간 이사회를 거치면 '경력 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채 재공고 되는 절차가 이뤄졌고 현재의 최진하 경기위원장이 선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때문에 "입맛에 맞는 사람을 선임하기 위해서 후보 등록 조건이 변경했다"며 비난하는 KLPGA 경기위원들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히 임명 그 자체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KLPGA 각 대회에서 잘못된 룰 해석 및 경기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정회원인 J프로는 "외부 인사가 단 1명도 없는 협회의 '작동 거수기 이사진'에서 이 문제를 찾을 수 있다"며 "이는 강 수석부회장의 직권 남용이고 직무 전횡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신임 KLPGA 수장이 정말 귀담아들어야 할 회원들의 성토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