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으로 시작된 '고등래퍼'가 논란으로 프로그램을 닫았다. "대중에게 힙합의 긍정적인 면을 조명하기 위해 탄생한 프로그램"이라는 당초 기획의도는 끝내 담아내지 못했다.
지난 3월 31일 Mnet '고등래퍼' 최종화에서는 양홍원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양홍원은 프로그램 2회 때 불거진 학교폭력 가해자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솔직하게 과거를 털어놓고 심경을 전했다. 그리고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베터 맨'(Feat. 크루셜스타)으로 승화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굳이 전하지 않아도 됐을 양홍원 부모와의 인터뷰를 실으며 논란을 자초했다. 과거 청산이나 용서는 분명 '고등래퍼'의 몫이 아닌데 양홍원에 대한 지나친 배려였다. 또 "양홍원을 응원한다"고 말한 문지효를 카메라에 지속적으로 등장시켜 화제몰이를 이어갔다. 문지효는 방송 초반 가사를 실수해 탈락한 참가자인데 남다른 외모로 주목받았다.
결국은 화제성이었다. 사실 양홍원의 우승도 어느정도 점쳐져 있었다. 초반부터 최하민과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음은 물론 앞선 회차에서 양홍원의 결과만 블록처리가 됐다. 제작진은 양홍원을 향한 이슈를 꾸준히 몰고 왔다.
화제성에 급급했던 제작진과 달리 참가자들은 랩에 간절한 메시지를 담았다. 최하민은 유명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크루와의 랩으로 우월한 무대를 선보였고, 김규헌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의 랩을 펼쳤으며, 김선재는 절친한 친구와의 우정을 랩에 담았다. 마크는 아이돌 편견에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해 노래했고, 조원우 또한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이동민은 성공을 메시지로 랩했다.
이러한 참가자들의 랩에 대한 열정을 논란으로 가린 건 '고등래퍼' 였다. 1회 장용준 논란부터 8회 심사위원 스윙스 논란과 양홍원 우승까지. 시청률 1%대, 화려한 음원성과도 없이 요란하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