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문성민(31)은 2016-17시즌 여러 기록을 작성했다. 여기에 큰 영광이 더해졌다. 현존 국내 최고 공격수 문성민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문성민은 6일 열린 2016-17시즌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총 29표 중 14표를 얻어 김학민(7표·대한항공)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문성민은 "아직도 우승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 같은데 또 다시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성민은 2005년 V리그 출범 후 남자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동시에 석권한 첫 번째 국내 선수가 됐다. 기자단 투표는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이 열리기 전 진행됐고, 총 125점을 올린 챔프전에서도 MVP로 뽑혔다.
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739득점으로 국내 선수 중 1위(전체 6위)를 차지했다. V리그가 출범한 뒤로 한 시즌 700점 이상을 올린 국내 선수는 그가 처음이다. 서브 에이스는 전체 2위(총 71개·세트당 0.511개)에 올랐다. 세트당 0.5개 이상의 서브 성공을 기록한 국내 선수도 문성민이 처음이다.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의 에이스다.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팀은 모두 소속 외국인 선수가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팀내 득점 1위다. 퇴출된 톤 밴 랭크벨트나 교체 선수로 데려온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 모두 공격력이 부족했다. 문성민은 주장 임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팀 공격까지 책임졌다. 그는 "항상 스포트라이트는 내가 받는 것 같아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고맙다. 선수들이 있어 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민이 좋은 역할을 하는 데 있어 '가족의 힘'이 크다. 이날 MVP 시상 무대에 아들이 함께 자리했다. 수상 도중 눈물을 글썽인 그는 "아들이 축하하러 올라와서인지 눈물이 나려했다"며 "챔프전 1차전(9점) 때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렸을 때 굉장히 힘들었는데 가족이랑 영상 통화하니 좀 안정됐고, 힐링이 됐다. 아내가 굉장히 내조를 잘해줘서 배구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고마워했다.
여자부에선 흥국생명 이재영(21)이 총 29표 중 20표를 얻어 프로 데뷔 3년 만에 MVP를 수상했다. 이재영은 국내 선수 최다 득점(479점)과 리시브 1위(세트당 3.864개)를 차지했다. 감독상은 챔패언결정전 우승팀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에게 돌아갔다. 챔프전 최연소 우승 사령탑에 오른 최태웅 감독은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고 어려운 것도 많이 시켰는데,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특히 이 분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챔피언 결정전 1차전 때 문성민이 많이 힘들어했다. 고민하다 김호철 전 감독님께 전화드렸다. '성민이가 강해보이지만 여린 마음이 있다. 감싸안아주라'고 해주셨다"며 고마워했다. 김호철 전 감독은 2005-2006,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