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하자마자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외국인 선발투수가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선발진 재건 가능성이 보인다.
두산과 넥센 얘기다.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넥센은 믿었던 션 오설리반이 부진하다. 두산에선 보우덴의 복귀가 다가오고 있고, 넥센은 조상우가 선발진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8승을 올린 보우덴은 개막 후 한 경기도 던지지 못했다. 첫 등판이 예정됐던 지난 2일 잠실 한화전 등판 하루 전, 캐치볼을 하다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1군 엔트리 제외. 당초 열흘로 예상됐던 보우덴의 공백은 예상보다 조금 더 길어졌다. 지난 12일에야 첫 캐치볼을 시작했다. 그사이 보우덴의 대체 선수로 등판했던 고원준이 두 번째 등판에서 제구 난조로 1이닝 5실점한 뒤 2군에 갔다. '판타스틱 4'의 일원이던 더스틴 니퍼트·유희관·장원준 모두 한 차례씩 부진을 겪었다. 우승 후보였던 두산은 좀처럼 5할 승률에 도달하지 못한 채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니퍼트·유희관·장원준은 서서히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고원준 다음으로 투입된 신인 김명신이 15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공백을 잘 메웠다. 보우덴도 복귀 준비가 척척 진행되고 있다. 15일 마산구장에서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피칭 71개를 소화했다. 모든 구종을 다 테스트했고, 어깨 통증도 더 이상 없었다. 18일 한 차례 불펜피칭을 더 소화한 뒤 문제가 없으면 복귀 등판 날짜를 잡을 계획이다. 5선발 함덕주도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
넥센은 당초 조상우의 복귀 시점을 5월로 잡았다. 이미 몸 상태는 충분히 올라왔지만, 부상에 대한 불안감을 확실하게 지우려 했다. 불안감 없이 1군에 올라야 선수와 팀 모두에게 좋다. 하지만 조상우의 몸 상태가 예상보다 더 빨리 좋아졌다. 여기에 오설리반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활약으로 불펜에 갔다.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대량 실점했다. 결국 넥센 코칭스태프는 빠른 결단을 내렸다.
일단 오설리반의 자리는 부상에서 돌아온 한현희가 채웠다. 한현희는 2015년 12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전념해 왔다. 부상 전 보직이었던 불펜으로 나서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투수로 복귀해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호투도 했다. 7이닝을 공 74개로 막아 낸 게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조상우 차례다. 4선발 최원태와 5선발 오주원은 아직 기복이 심하다. 믿을 만한 선발투수 한 명의 존재가 절실하다. 애초에 한현희과 조상우 모두 선발투수 전환을 준비하면서 재활해 왔다. 앤디 밴 헤켄과 신재영의 원투펀치에 두 투수가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넥센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의 부진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다.
조상우는 2군에서 두 차례 등판했다. 7일 SK전에서 4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15일 고양(NC)전에선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7㎞까지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