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타의 이름을 듣고, 프로필 사진을 접했을 때 떠오르는 첫 이미지는 잔잔한 어쿠스틱 음악을 만드는 귀여운 발라더라고 생각했다. '낙타'와 겹치는 이름이 주는 편견일 뿐이었다. 최낙타의 음악은 발랄했다. "이름과 노래가 상상했던 이미지가 아니라는 분들이 많다. 전혀 귀엽지 않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인터뷰는 수다 그 자체였다. 자신을 '지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7세 연상녀와의 러브스토리도 들려주고선 "제가 이것까지 얘기할 줄은 몰랐어요"라며 깜짝 놀라기도 했다. 최낙타에게는 색다른 타이틀이 있다. 국회의원 최재성의 아들. 이 때문에 따라올 수밖에 없는 편견이 있다. 다름아닌 '금수저'. 오히려 최낙타는 "음악적으로 '1'도 도움 받은 게 없다. 정신적인 건강에 있어서 '금수저'"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최낙타는 지난 12일 첫 번째 정규앨범 '조각, 하나'를 발표하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쳤다. 타이틀 곡 '그랩 미(Grab Me)'를 포함해 총 6곡을 담았다. 달콤한 목소리 만큼이나 달달했던 인터뷰를 공개한다. <1편에 이어>
- 아버님이 국회의원 최재성이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모르는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같이 밥을 먹는 시간이 많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나를 많이 챙긴다. 바쁘시니까 종종 점심 사준다며 여의도로 부르는데, 막상 가보면 다른 분들이 계시더라. 처음엔 불편했는데 반복되다 보니 모르는 분과 대화 나누는 법을 배우게 됐다.(웃음)"
-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따라올텐데.
"당연히 떨어뜨려서 볼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최재성의 아들' '국회의원 아들 최낙타'라는 관계가 불편하다. 아버지는 내 가수 생활에 대해 응원과 도움을 주셨지만 음악에 영향에 주신 건 '1'도 없다. 굳이 내가 갖고 가고 싶지 않은 관계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자극적이기에 어쩔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 아버지 끼를 물려 받았나.
"본인이 노래를 잘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계신다. 아마추어 세계에서는 평균 이상의 실력임에는 분명하지만 저와 견주기엔 아직 멀었다.(웃음)"
- 음악한다고 반대는 안하셨나.
"한 번도 안 하셨다. 어린 나이에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과 시각들을 고민할 화두들을 던져주셨다. 건강한 사고를 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다. 어떤 일이 있으면 타당함이 있어야 했다. 권위적인 가장의 모습은 아니다."
- '금수저'라는 말도 있다.
"부모님이 사준 악기는 중학교 때 30만원짜리 기타 딱 하나다. 그 이후론 내가 돈을 모았다. 알바하고 기타 레슨하고 대회 나가서 상 받으며 생활했다. 19살 때 어머니가 기타를 사주겠다고 하셨다. 한 100만원 정도 했는데, 군대 가면서 그 기타를 팔았다. 근데 어머니가 차를 사신다고 그 돈을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드렸다. 결국 난 받은 돈이 없다."
- 최근 디에이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또 콜라보 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
"아이유 선배님. 말은 할 수 있잖나.(웃음) 최근 발표한 '밤편지'가 나왔는데 정말 좋았다. '밤편지'를 듣고 내 곡을 들었는데 자괴감이 들더라. 슬펐다. 예전부터 아이유 선배님 팬이어서 아이유 선배님의 보컬을 상상하면서 쓴 곡도 있다."
- 눈이 가는 아이돌이 있나.
"올해로 스물 여덟살이 됐다. 이제는 정말 아이돌을 모르겠다. 그룹은 알아도 너무 많은 분들이 있더라. 이름과 얼굴이 매칭이 되지 않는다. '아재'가 된 것 같다."
- 앨범을 들어보니 밝고 경쾌한 노래가 대부분이다.
"그런 노래들을 좋아한다. 다른 모습도 보여드려야 하지만 곡을 쓸 때 밝은 쪽으로 생각하고 쓰게 되더라."
- 곡을 쓸 때 어떤 생각을 하나.
"일반적이지 않은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너무 튀지 않고 평범하면서도 신선한 것들 말이다. '적당한 선을 지키자'라는 게 모토다. 개인적인 이야기나 스토리 보다 당시의 감정과 생각들이 많이 담긴다. 내가 지질한 부분이 있다면 지질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한 사건 때문에 느끼는 것들에 살을 덧붙이는 스타일이다. 실화인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덧붙인 살들이 훨씬 많다."
- 대중들이 최낙타의 음악을 어떻게 들었으면 좋겠나.
"최근에 음악에 대해서 정리를 하게 됐다. 흔히 접하는 연애 드라마나 영화는 너무 아름답게만 포장된 게 많다. 사실 내가 하는 연애는 그만큼 아름답지 않더라. 왜 노래들은 아름답게만 만들어질까라고 생각했고, 안 좋은 방향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담으려고 했다. 지질하고, 한심한 감정도 창피하지 않다. 많은 분들이 가사가 독특하다고 하는데 우리들의 연애는 내 곡 같은 일이 많다. 그런 포인트를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