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백인태·유슬기 "음이탈 없는 이유? 친구 믿기에 가능"

눈빛만 봐도 통한다. 연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10년지기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백인태와 유슬기의 이야기다. 둘은 인터뷰 내내 서로 눈을 맞추며 무언의 대화를 나눴다. 한 명이 얘기하면 한 명은 경청했고 부족한 답변이 있다면 채워줬다. 환상의 궁합이 따로 없었다.

이들은 JTBC '팬텀싱어'가 발굴한 성악가 듀오다. 비록 2위를 차지했지만, 당시 이들이 부른 일 볼로의 '그란데 아모레'는 음원사이트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보여준 가능성과 우정은 가요계까지 매료됐다. 최근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듀에토'라는 팀명을 지었다. 17일에는 앨범도 발표한다.

백인태와 유슬기는 한양대학교 성악과 출신이다. 같은 선생님 밑에서 음악 뿐만 아니라 인생관까지 공유했다. 백인태는 꼴찌였고, 유슬기는 수석을 놓쳐본 적 없었다. 백인태에게는 유슬기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배움의 대상이었고, 유슬기는 꼴찌인 백인태를 무시가 아닌 그의 미성을 존중했다. 주변의 따가운 질투에도 한 번 잡은 손은 놓치 않았다.

듀에토는 한국의 일 디보를 꿈꾼다. "꼭 성공해서 후배들에게 크로스오버 장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운명의 동지'인 두 사람과 나눴던 대화를 공개한다. 이하 일문일답.

- '팬텀싱어'에서 운명의 짝이었다.

유 "대학 입학해서 같은 선생님 밑에서 친하게 지냈다.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성향이 맞았나.

유 "'노래를 잘 하겠다'는 목표 아래에서 경쟁 보단 서로 들어주고 봐주면서 친해졌다."

- 라이벌 의식은 없었나.

백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동기 중에서 꼴찌였다. 슬기는 1등이었다."
유 "대학원 끝날 때까지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인태가 나에게 노래에 대해 물어봤고 그렇게 성장을 했다."

유 "같은 선생님 제자고, 같은 테너라 주변에서 친구가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우린 그러지 말자'라는 얘기를 했었다."

- 포르테 디 콰트로와 결승전을 가졌는데 어떤 상대였나.

백 "결승에 올라온 세 팀이라면 모두 실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세 팀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듣는 분들의 취향으로 선택될 거라고 생각했다. 포르테 디 콰트로가 하는 음악이 많은 분들이 더 듣기에 편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을 이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웃음)"

 

- '팬텀싱어' 콘서트를 하는 중이다.

백 "무대에 오를 때마다 환호가 엄청나다. 환호를 들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 같다. '팬텀싱어' 하기 전에는 노래가 끝나면 박수가 나왔다. 지금은 막이 올라가자마자 환호를 해주시니까 모든 걸 쥐어짜서 노래를 부른다. 지금까지 음이탈을 해 본 적이 없다.(웃음)"

- 음이탈이 없는 이유는.

백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집중력으로 버틴다. 연습 때 음이 안올라가다가 무대에 올라갈 땐 정신을 가다잡는다. 또 팀워크를 믿는다. 누군가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우리들은 안다. 누군가 힘들다는 눈빛을 보내면 누군가가 더 크게 부른다. 우리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

- 오페라·크로스오버 말고 좋아하는 장르는.

백 "발라드와 아이돌 노래 좋아한다. 특히 아이유와 씨스타를 좋아한다. 음원차트 순위 톱100에 있는 노래는 다 듣는다."

- 노래방 가면 여자 노래도 부르나.

백 "웬만하면 잘 안 부른다. 여자 노래를 부르는 경우는 내 키에 맞춰서 부른다. 슬기는 모창을 잘한다. 윤민수·조용필·김광석 등 노래방 가면 재간둥이다."

- 노래 연습은 어떻게 하나.
백 "유튜브 영상을 켜놓고 노래를 부른다. 영상에서 고음을 엄청 끄는 부분이 있으면 같이 지른다. 영상 속 상대와 대결을 펼친다. 많은 분들이 그러고 계실거다.(웃음)"

이미현 기자 [e-mail]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