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됐다. 고교 친구 사이인 김기환(26·볼빅)과 김준성(26·KJUS)이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 이틀째 경기에서 나란히 1, 2위를 질주했다.
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두 선수는 하루 사이에 순위가 바뀌었다. 첫날은 투어프로 5년 차의 김준성이 8언더파로 단독 선두였고, 투어프로 7년 차의 김기환이 2타 뒤진 6언더파로 단독 2위였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는 김기환이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중간 합계 9언더파로 1위에 올랐고, 김준성은 버디 4개, 보기 4개로 스코어를 줄이지 못해 중간 합계 8언더파로 한 계단 내려앉은 단독 2위에 자리했다. 두 선수는 인천제물포고의 동기동창이다.
그런데 김기환은 아직 우승이 없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65경기 동안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그렇지만 '무관의 제왕'이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나 최저타수상인 '덕춘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했다는 뜻이다. 덕춘상은 한 시즌 총 라운드에서 40%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가장 적은 평균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김기환은 이날 2번홀에서 나온 샷 이글을 덕분에 단독 선두를 꿰찼다. 3번 우드로 티샷한 뒤 180야드 거리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경사를 타고 홀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17번홀까지 친구인 김준성과 8언더파로 공동선두였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리드보드 맨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기환은 "전체적으로 샷 감각이 좋았다. 핀 포지션이 까다로웠지만 쇼트게임이 잘 됐다"고 말했다.
김준성은 우승 측면에서는 친구 김기환보다 선배다. 지난해 제59회 KPGA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스타로 부상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첫날 7번홀(파3·202m)에서 5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 프로 데뷔 이후 첫 홀인원의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이 덕분에 8언더파 63타를 쳐 개인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김준성은 2라운드에서 결과적으로 한타도 줄이지 못했다. 물론 스코어를 더 잃지 않는 것도 잘한 플레이였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김준성은 10번홀에서 첫 보기로 출발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12, 14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로 상승세를 탔다가 다시 15번홀에서 보기가 나와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 후반 9홀에서도 버디 2개, 보기 2개로 스코어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김준성은 "어제 플레이가 잘 됐기 때문에 오늘 경기 내용으로 보면 아쉬움이 좀 남는다. 그래도 4개의 보기를 4개의 버디로 만회했다는 것이 큰 소득이다. 코스세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정힐스는) 알고 있는 코스인데도 플레이 할수록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퍼터를 바꾼(말렛형 대신 블레이드형)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5언더파로 공동 3위에 자리했던 조병민(28)은 이날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였지만 중간 합계 7언더파 공동 3위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하지만 2위와는 1타 차, 1위와도 2타 차 밖에 나지 않는다. 무빙데이에서의 반전이 예상된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병민은 "아직 국내에서 우승이 없다. 내셔널타이틀도 탐나지만 국내 무대에서의 첫 우승 타이틀을 갖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