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번째 입은 군복이다. 입을 때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배우 송중기가 '군복'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입대, 당당하게 군 복무를 마친 송중기 앞에는 군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두 편의 작품이 배달됐다. 송중기를 상위 1% 한류스타로 급부상하게 만든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다. 2년 내내 입은 군복이 지겨울 법도 한 상황에서 송중기는 갑작스러운 이미지 변신이 아닌 자연스러운 변화를 택했고, 2년 더 군복을 입고 관객들과 만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선택은 신의 한 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성실한 군 생활로 호감도를 높인 송중기는 사전제작 드라마라는 모험 아래 여러 선배 배우들이 캐스팅 보드에 올랐던 '태양의 후예' 대본을 덥석 잡았다. 시청률 30%라는 경이로운 기록과 신드롬의 주역이 된 그는 대세스타에서 범접할 수 없는 톱스타이자 한류스타로 발돋움, '군대에 다녀오면 주춤한다'는 속설까지 깨부쉈다.
송중기의 다음 '픽'도 역시 파격적. 일제시대, 그것도 일본 정부에서 예민하고 민감해 하는 군함도를 소재로 다룬 영화 '군함도'다. 합류를 시원하게 확정지으면서 단순한 스타가 아닌 진정성 있는 배우로 새로운 노선을 뚫었다. 기획 단계부터 누적관객수 1000만 명을 목표로 삼은 작품인 만큼 '군함도'의 흥행은 사실상 따놓은 당상. 송중기는 의미있는 필모그래피와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누적관객수 665만 명에 빛나는 '늑대소년(조성희 감독)'과 '태양의 후예'를 통해 이미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모두 통하는, 몇 안 되는 배우들 사이 '으뜸 순위'에 있는 송중기는 현재 충무로에서 투자자들이 잡고 싶어하는 배우 0순위다. 김수현·유아인과 함께 또래 배우들 중 톱3로 자리매김 하기도 했다.
충무로 사정에 정통한 한 제작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일단 외치는 이름들이 있다. 작품의 장르, 캐릭터의 성격도 보지 않은 채 않고 '이 배우 캐스팅 하고 싶다'고 던지고 보는 것이다. 일명 투자를 움직이는 배우들이라 일컫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배우들은 캐스팅 자체보다 이 라인에 들어가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생각한다. 연령대별로 세 명 내지 다섯 명 정도가 있는데 김수현·송중기·유아인이 또래들 중에서는 톱이다. 스타성에 연기력까지 되는 배우들로 큰 이슈가 없다면 변동되지 않을 명단이다. 누구든 붙으면 투자는 일사천리다. 받는 시나리오의 양과 질 모두 확실히 다를 것이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군함도'에 대한 기대치 역시 남다르다. 송중기가 군 제대 후 첫 스크린 복귀작이자 5년만의 영화 차기작이라는 점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또 군인이지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이번에는 '독립'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시대를 막론하고 '군인 송중기는 언제나 옳다'는 것을 증명할 것으로 점쳐진다.
'군함도'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역시 '군함도' 홍보와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송중기 효과를 톡톡히 노려봄직 하다. 실제 '군함도' 공식 홍보일정이 속속 확정되면서 벌써부터 티켓 전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 특히 송중기를 직접 만날 수 있는 무대인사 일정은 그야말로 '피켓팅'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류스타로 반일 성격이 강한 작품에 출연했다는데 우려를 표하고 있기도 하다. 해외활동 혹은 광고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베테랑' 유아인의 전례를 들며 '류승완 매직'이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베테랑'에서 극악무도한 악역 조태오를 연기한 유아인은 '악역을 연기하면 광고 끊긴다'는 만류를 떨쳐내고 되려 반사이익을 누린 수혜자가 됐다.
한 관계자는 "한류도 중요하지만 결국 국내 배우들이 인정받아야 할 곳은 결국 국내 무대다. 송중기는 영리한 배우로 이미 유명하다. '군함도'를 선택한 이유도 명확할 것이다. 스타 송중기가 아닌 배우 송중기가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