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민경호(21·서울시청)다. 그는 국제사이클연맹(UCI) 2.1 등급 대회인 '2017 투르 드 코리아'에서 한국인 최초로 개인종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투르 드 코리아는 국내 최대이자 동아시아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다. 명칭은 프랑스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본떠 지었다. 2007년 첫 대회를 시작했고, 자전거를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 자전거문화 활성화와 스포츠산업 육성을 위한 목표로 국민체육진흥공단(김성호 이사장 직무대행)이 주최한다.
'옐로 저지(개인종합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셔츠)'는 민경호가 입었다.
민경호는 18일 끝난 2017 투르 드 코리아 대회에서 당당히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출발해 올림픽공원까지 65km를 달리는 최종 5구간 레이스에서 종합 선두를 지켜 냈다. 1~5구간 최종 합계 17시간47분46초를 기록하며 2위 아빌라 바네가스 에드윈 알시비아데스(미국1·7시간47분53초)를 7초 차로 따돌렸다. 전날까지 종합 2위였던 예브게니 기디치(카자흐스탄)는 1초 차 3위가 됐다.
2구간에서 우승을 차지한 민경호는 3~4구간에서 다른 팀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지만 마지막 5구간에서 서울시청 동료 선후배들의 지원 사격 속에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종합 선두를 수성했다. 민경호가 한국 사이클 역사를 새로 쓰는 순간이다.
투르 드 코리아는 2013년부터 UCI 공인 2.2등급에서 2.1등급 대회로 상향됐다. UCI 공인 2.1등급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한국 사이클 사상 처음이다. 아울러 2012년 박성백(KSPO) 이후 5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랐다.
또 민경호는 '베스트 영 라이더(23세 미만 최고 성적 선수)'에게 주어지는 흰색 저지도 차지하며 2관왕을 달성했다. 민경호는 종합 우승 상금으로 1750만원, 2구간 우승 상금으로 700만원 그리고 베스트 영 라이더 상금 등을 더해 총 2500만원이 넘는 상금을 챙기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민경호는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얼떨떨하다"면서도 "팀원들이 잘 도와준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결국 우승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 낸 결과다. 개인의 우승이 아니라 도와주신 분들 모두의 우승"이라며 동료들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그는 다음 목표도 제시했다. 바로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민경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서울체고로 진학하며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후 6년 동안 도로와 트랙을 병행하고 있다"며 "트랙에선 단체 추발 선수인데 내년에 있을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단체 추발이 빠질 수도 있지만 아직 확정이 아니다. 포기하기는 이르다. 일단 최선을 다해 준비를 잘해 보겠다"고 강한 의지를 다졌다.
한편 지난 14일 여수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최고의 대회였다는 찬사 속에 군산·무주·영주·충주·서울을 거쳐 5일간(778.9km)의 대장정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