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직접 하지 않아도 고수들이 플레이하는 영상을 보며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게이머들은 이른 바 '눈맛'이 있으면 직접 플레이를 해 보기도 하면서 게임이 자연스럽게 흥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보는 재미에 입소문→흥행으로 이어져 보는 재미로 성공한 게임으로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꼽힌다. 배틀그라운드는 국산 PC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해외에서 빅 히트를 치고 있다. 지난 3월 베터 버전이 출시됐음에도 지금까지 누적 매출 1억 달러(1143억원), 판매량 400만 장을 넘어섰다. 전체 판매량의 95%가 해외에서 발생했는데,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미국(24%) 중국(19%) 러시아(6%) 순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100명이 최후의 1인으로 생존하기 위해 대결하는 '배틀로얄 게임'이라는 이색적인 게임성과 함께 고수들의 개인방송이 한 몫 단단히 했다.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자마자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 고수들의 플레이 영상이 수없이 올라왔고 시청자도 몰려들었다. 트위치에서는 지난달 초 동시 시청자 수 32만 명을 넘어서며 '하스스톤'과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전체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동시 시청자 수가 35만 명까지 늘어났다. 블루홀 측은 트위치 전체 시청자 중 15%에 해당하는 12만 명가량이 매일 배틀드라운드 방송을 시청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청자는 게임 구매로도 이어졌다. 블루홀 관계자는 "출시 초반에 마케팅도 하지 않았는데 트위치와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플레이 영상이 올라오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며 "영상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들이 게임을 직접 구입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게임사 슈퍼셀의 신작 모바일 게임 '브롤 스타즈'도 보는 재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게임은 다양한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3 대 3 실시간 총싸움 대결을 벌이는 내용으로, 캐나다 애플 앱마켓에 베타 버전이 출시돼 매출 순위 톱5에 올랐다.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 플레이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영상들은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작은 맵에서 벌이는 화끈한 전투 모습을 담고 있어 게임을 전혀 몰라도 금방 이해가 되고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청자들은 국내에 언제 론칭되느냐며 빨리 해 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들 '눈맛' 적극 반영
보는 재미를 게임에 적극 반영하는 경우도 생겨 나고 있다.
컴투스의 인기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는 '눈맛'을 가미해 다시 인기몰이에 나섰다. 서머너즈 워는 올해 초 실시간 PvP(이용자 간 대결) 모드인 '월드아레나'를 업데이트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실시간 대결 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관전' 기능도 추가했다. 단순히 즐기는 게임이 아닌 보는 게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서머너즈 워는 이를 활용해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모바일 마스터즈 인비테이셔널 2017'의 실시간 중계 방송에 3만5000명이 시청했다. 이는 트위치 전체 방송 중 톱5 수준이다.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진지 점령전 게임인 ‘펜타스톰 for kakao’에서 개인방송 파트너 BJ를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펜타스톰 관련 영상 콘텐트를 만드는 활동을 한다.
보는 재미를 강조한 게임도 나오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이 오는 7월 선보일 ‘마피아 리벤지’는 차를 타고 총싸움을 벌이는 모바일 실시간 대전 게임이다. 화려한 액션과 전략적 플레이로 보는 재미를 높였다. 네시삼십삼분 하선희 이사는 "요즘 워낙 여러 게임이 나오다 보니 게임을 직접 해 보기 전에 게임 방송을 보고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요즘 게임사들은 개발 초기보다 보는 재미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