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앞두고 각 팀 안방 전력이 변수로 떠올랐다. 백업 포수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선발포수는 한 경기에 150번 이상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보호 장비의 무게는 10㎏이 넘는다. 활동 반경은 가장 좁지만 어떤 포지션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경기를 치를수록 피로가 쌓인다. 특히 여름을 지나 후반기로 향하는 7, 8월이 고비다. 벤치도 주전 포수의 출전 관리 필요성을 절감한다. 하지만 순위 경쟁과 맞물리는 시기다. 포수가 사인하고, 잡고, 던지는 공 한 개에 승부가 갈린다. 모든 팀이 최소 한 명 이상의 백업 포수를 두고 있지만 기량과 경험에 차이가 있다. 후반기 성패를 가르는 큰 요인이다.
선두 KIA는 안방도 든든하다. SK에서 이적한 김민식이 공석이던 주전 포수를 꿰차며 팀에 녹아들었다. 전반기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높은 도루저지율(46.9%)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업 한승택도 언제든지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KIA는 2013시즌이 끝난 뒤 한화와 FA 계약을 한 이용규의 대체 선수로 그를 선택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잠재력을 높이 샀다. 풀타임 시즌을 치러 보지 못한 김민식을 지원하는 데 손색이 없다.
두산은 지난 6월 양의지가 상대 투수의 직구에 왼손을 맞아 중수골 미세 골절상을 입었다. 데뷔 6년 차 포수 박세혁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당시 박세혁은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후 나선 12경기에서 무난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김태형 감독도 "아직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투수 리드는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본의 아니게 체력을 안배할 시간을 얻었고 박세혁은 경험을 쌓았다.
LG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유강남, 정상호가 있다. 타격 부진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유강남은 1군 복귀 후 20경기에서 타율 0.367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경험이 많은 정상호는 후반기와 큰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kt는 전반기 이해창이 378⅓이닝, 장성우가 341이닝을 소화했다. 주전과 백업 구분이 없는 팀이다. 김진우 kt 감독이 선발투수와의 궁합, 경기 전략에 따라 출전 관리를 해 주고 있다. 넥센도 예년에 비해 타격감이 좋은 박동원이 건재하고, 백업 주효상과 김재현이 버티고 있다. 일단 가용 자원에 여유가 있다.
반면 롯데와 삼성 그리고 SK는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크다. 롯데 강민호는 현역 포수 최다 출전 선수다. 지난해 말 당한 무릎 부상의 여파가 있다. 백업 김사훈이 있지만 강민호가 안방을 지킬 때와 경기력 차이가 크다. 삼성도 이지영의 의존도가 높다. 지난달 30일 콜업된 신인 포수 나원탁이 공수에서 가능성을 보여 줬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SK도 이재원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백업 이홍구의 복귀가 절실하다.
한화도 주전 최재훈과 백업 허도환의 공수 기여도에 차이가 있다. NC는 후반기뿐 아니라 내년 시즌까지 대비해야 한다. 주전 김태군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84경기 중 78경기에 그가 선발 출전할 만큼 여전히 의존도가 높다. 3년 차 포수 박광열, kt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종민의 선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