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뛰는 팀은 다르지만 이동국(38·전북)과 데얀(36·서울)은 모두 K리그에서 '레전드'로 통하는 선수들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보여 주고 있는 두 선수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3라운드에서 맞붙는다.
두 선수의 소속팀인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이름에서 각각 하나씩 따서 만들어진 '전설' 더비가 이날 열리기 때문이다. K리그 1강답게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전북과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6위 서울의 매치업이다.
그 대결의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바로 각 팀의 '전설'인 이동국과 데얀이다.
K리그 클래식 최다골 기록의 보유자인 이동국은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2009년 전북 입단 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동국은 지금까지 K리그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95골 68도움을 기록, 리그 통산 최다 득점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K리그 최초 70골 70도움 대기록 달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동국은 지난 19일 광주 FC와 경기서 후반 교체 투입돼 이승기(29)의 쐐기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21라운드 상주 상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70도움에 단 2도움만 남겨 놓고 있다.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동국은 개인 최다 15도움을 기록했던 2011년을 포함해 꾸준히 도움 기록을 작성해 왔다. 선발 출전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매 시즌 안정적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데다 최강희(58) 감독의 믿음도 굳건해 교체 출전이라도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16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시즌 내 '70-70 클럽' 가입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이동국은 지금까지 아무도 밟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를 하나 더 노리고 있다. K리그 통산 200골이라는 대기록이다. 현재 195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은 앞으로 5골만 더 넣으면 말 그대로 '전설'로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전북에 이동국이 있다면 서울에는 '살아 있는 전설' 데얀이 있다. 2007년 K리그에 데뷔해 2008년부터 서울에서 뛰기 시작한 데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득점왕을 거머쥐는 위력을 선보였다. 노장 소리를 들을 나이지만 그의 화력은 여전히 무시무시하다. 2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린 데얀은 올 시즌 13골로 단숨에 득점왕 경쟁에 합류했다. K리그 통산 287경기 출전, 167골 38도움이 현재 그의 성적표다.
또한 이날 K리그 개인 통산 6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얀은 김도훈(47)-샤샤(45·이상 은퇴)와 함께 리그 최다 해트트릭 공동 1위에 올라섰다. 데얀은 아직 현역이기 때문에 한 번 더 해트트릭을 기록할 경우 K리그 최다 해트트릭 단독 1위를 거머쥘 수 있다.
이동국과 데얀의 존재는 '억지로 짜 맞춘 이름이 아니냐'고 비아냥을 듣기도 했던 전북과 서울의 '전설 더비'를 진짜 '전설'로 만들고 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새로운 기록을 앞두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두 선수가 이번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