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편의점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데다 '유통 공룡'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 강화로 업계 내부 경쟁 역시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저임금 인상에 실적 둔화 '불가피'
2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편의점 업계의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개인 편의점주는 평균적으로 12시간 전후의 아르바이트 인력 고용과 가맹점 수수료, 임대료 등 각종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월 200만원대의 순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들 편의점주는 약 10%의 순이익 감소를 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은 아르바이트 인력에 대한 급여 부담을 기본적으로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가맹점 업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최저임금 상승으로 개인 가맹점주 채산성이 악화할 경우 가맹점도 성장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벌써부터 야간 영업을 포기하는 기존 점주들은 물론, 새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고자 했던 가맹 희망자들이 계약을 보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본사의 가맹점 지원 방안, 정부의 지원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가맹점 업체의 수익성 둔화 정도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해 들어 나타나고 있는 기존점 매출 성장률 둔화에 최저임금 인상은 향후 편의점의 실적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 이마트24의 반격…내부 경쟁 심화될 듯
악재는 이뿐이 아니다. 국내 최대 유통 기업인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내부 출혈 경쟁마저 예고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편의점 업계 5위였던 위드미의 이름을 '이마트24'로 변경하고 편의점 자체브랜드(PL) 제품을 늘리는 등 기존 CU·GS25 2강 체제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소비자에게 낯선 위드미를 버리고 리브랜딩을 통해 이마트로 친숙함을 더하고, 점포 수도 공격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 다음가는 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신세계의 복안이다.
단순히 장밋빛 전망만 내세운 것은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초기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그룹 차원에서 3년 동안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위드미의 3년 투자 금액(750억원)의 4배에 달한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편의점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한 만큼 신규 가맹 계약 수요가 이마트24로 대거 몰릴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약 만료를 앞둔 편의점주의 경우, 폐점이나 이직보다 자신들에 유리한 정책을 펴는 업체로 옮겨 가는 것도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여기에 이마트24가 자금력을 앞세워 신규 출점에 속도를 낼 경우 시장 지위를 유지하려는 업체들 간 내부 출혈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악재가 속출하자 증권사들은 상장된 편의점 관련주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려 잡고 있다. SK증권은 BGF리테일(CU)의 목표주가를 16만원에서 11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GS리테일(GS25) 역시 7만3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목표가를 내렸다. KB증권도 GS리테일의 목표주가를 14% 하향 조정한 6만원, BGF리테일의 목표주가를 8% 내린 12만원으로 각각 제시했다.